알면서도

2026년 1월 8일

by 낮은 속삭임

이미
오래전에
너에게서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어
여전히
주소록에 남은
이름과 전화번호를
지우지 않은 채
어딘가 물리적으로는
존재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말이야
깊이 사랑하지도
시작조차도 하지 않았던
그저 단지
편안한 친구였던 우리가
어느 순간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된 지금
가끔씩 아주 가끔씩
너를 생각할 때가 있어
어쩌면
나도 모르게
너를
내 마음속에
깊이 들였었나 봐
그랬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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