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오매불망하던 포핸드 드라이브가 하나 둘 제법 잘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입이 찢어지다 못해 귀에 걸려 무언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에 뿌듯한 나날입니다.
원래 하나만 들입다 파는 성격이라
요즘 포핸드 드라이브 연습에 꽂혀 있습니다.
탁구 로봇과의 연습도
레슨도
파트너와의 연습도
이 틈을 타
한참을 관심 밖에 있던 백 드라이브가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잘 되던 백 드라이브의 미스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좀처럼 미스가 없던 탁구 로봇과의 연습에서도 실수를 합니다. '아니! 백 드라이브 스윙이 왜 이러지? 스윙을 하다가 마네.'
바로 백 드라이브 한 후 돌아서 스매싱을 하는 레슨에서도 백 드라이브가 걸리지 않아 연달아 3번을 실수한 후에야 성공합니다. '아니 왜 이러는 거냐고?'
파트너의 서비스를 백 드라이브로 받아왔는데 백 드라이브 미스율이 높습니다. '예전엔 잘 받았는데 왜 이러는 거야?'
아! 그제야 알았습니다.
백 드라이브 감각을 잃어버렸다는 걸요.
포핸드 드라이브에 한 눈 판 사이 백 드라이브가 집을 뛰쳐나갔다는 걸요.
급기야
부랴부랴 탁구 로봇을 붙잡고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백 드라이브 감각을
다시 살려내려 안간힘을 씁니다
용을 씁니다.
제발 다시 돌아오라고.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
다 잡은 물고기라고 방심하더니만
이게 도대체 몇 번째냐고요?
어째 그렇게 한 놈도 내 맘대로 되질 않는지
백 드라이브란 놈에 올인하면 포핸드 드라이브가 집을 나가고
포핸드 드라이브에 올인하면 백 드라이브가 가출하고
언제쯤 둘의 손을 나란히 잡고 탁구를 칠 수 있을런지?
얼마나 둘이서 집을 나갔다 들어왔다해야 온전히 내 감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런지?
시도 때도 없이 이루어지는 이 둘의 가출
이렇듯 반복되는 사이클을 나는 얼마나 견딜 수 있으려나?
좋은 말 할 때 돌아와라
집 나간 백 드라이브를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