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0. 기록하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필사의 말들) 이소연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by 하늘

많은 사람이 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기록할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기록하는 삶이 가치 있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그래서 지극히 사적인 기록일 수 있음에도 올해부터 읽고 필사한 책들을 정리하면서 마지막날을 보내려 한다. 미처 핸드폰에 저장만 되어 있고 인쇄하지 못한 책들도 부지기수다. 이참에 샅샅이 찾아서 a4용지로 뽑아 종이책처럼 손으로 만져봐야겠다. 손에 만져지는 물성을 좋아한다.


올해를 돌아보면, 그러니까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을 기준으로 보면, 나는 쓰는 사람이었고, 그다음으로는 필사하는 사람이었다. 읽은 책을 필사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작년과 다르게 필사에 가속이 붙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3월에 계약한 첫 책이 11월 말에 나올 때까지 기다림에 지칠 때면 불안감에 어쩔 줄 몰라할 때면 필사에 매달려 다른 세계로 도망가곤 했다.


단어와 단어 사이사이, 문장과 문장 사이사이, 줄과 줄 사이사이를 떠다니면서 수많은 생각을 했다. 필사하는 시간과 필사하면서 드는 생각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는 필사라는 행위에 빚져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리라.


2024년 필사 목록


(폭풍의 언덕): 전국구 줌 모임

1. 서사의 위기(한병철)

2. 사람을 목격한 사람(고병권)

3.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엘리스 닐 외)

4. 오키나와 스파이(김숨)

5. 허송세월(김훈)


(활여사: 활자를 여행하는 사람들): 대면 모임


1. 원씽(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저)

2. 아비투스(도리스 메르틴)

3.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나태주 시집)

4.(중고생이 읽어야 할) 단편 소설: 큰 바위 얼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5. 내일이 있어 우리는 슬프다(김광섭 시집)

6. 마음의 지혜(김경일)

7.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강용수)

8.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9.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10. 채식주의자(한강)

11. 당나귀는 당나귀답게(아지즈 네신)

12. 아몬드(손원평)


(활자 여행자: 혼자 읽고 필사한 책)

1. 출판하는 마음(은유)

2.19호실로 가다(도리스 레싱)

3. 핑퐁(박민규)

4. 일의 기쁨과 슬픔(장류진)

5. 바람의 넋 (오정희)

6. 나이 듦 수업(고미숙 외)

7.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무라카미 하루키)

8. 아무튼 계속(김교석)

9.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마쓰다 마리)

10. 뭉클하면 안 되나요?(마쓰다 마리)

11. 단정한 반복이 나를 살릴 거야(봉현)

12. 적정한 삶(김경일)

13. 저는 측면이 좀 낫습니다만(하완)

14. 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아널드 버넷)

15.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라카미 하루키)

16.다가오는 말들(은유)

17.모순(양귀자)

18.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주희)

keyword
작가의 이전글 2백만 명 중 점 하나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