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록하는가

by 유영주

교회에서 처음 큐티를 배운 건 약 12년 전이었다. 그 전에도 신앙생활은 했지만, 솔직히 큐티는 가끔이었다.

'매일 말씀을 읽고 기록한다'는 게 처음엔 어색했다.

그런데 큐티를 매일 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말씀을 읽고, 깨달은 점을 적고, 적용할 것을 정리하면 생각이 정돈됐다.

무엇을 순종해야 하는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적지 않으면 쉽게 잊혔다. 읽을 때는 분명 마음에 와닿았는데, 하루만 지나면 흐릿해졌다.

기록하면 체크할 수 있었고, 하루의 방향을 세우는 '나침반' 같았다.


기록이 준 것들

큐티 외에도 예배 중에 들은 말씀, 성경공부 때 마음에 남은 구절, 그날의 감사 제목들을 종종 적었다.

기록할 때마다 마음이 정돈되고,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신 흐름이 연결되는 걸 느꼈다.

하지만 꾸준히 하진 못했다. 특히 기도는 아쉬움이 컸다.

기록했었다면 기도를 더 잊지 않고 했을 것이고,

응답된 것도 잘 체크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점이 참 아쉬웠다.

감사 일기를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며칠 하다 보면 바쁘고 피곤해서 미뤄졌다.

그나마 주워 들은 방법으로 노션을 써봤지만, 최소한의 것들만 하고 있었다.

더 잘 기록해왔다면 그것들이 큰 자산이 되었을 텐데, 지금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기록은 경건의 훈련

큐티나 감사를 나눌 때 더 은혜가 배가 됐다.

내가 적용한 것들을 나누면 더 경각심을 가지고 행할 수 있었다.

하나님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사람들에게도 나눔으로써 증인이 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기록은 경건의 훈련 중 한 부분이다.

말씀을 읽고, 기록하고, 적용하고, 순종하고.

이것이 하나님과의 교제이며 나의 삶을 세우는 경건의 훈련이다.

그래서 기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이다.


기록은 하나님께서도 명하신 것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도 기록을 명령하셨다.

"모세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고" (출애굽기 24:4)

"여호와께서 증거의 두 판을 모세에게 주시니, 이는 하나님의 손으로 기록한 돌판이더라" (출애굽기 31:18)

하나님은 모세에게 직접 말씀을 기록하게 하셨고, 십계명은 하나님이 스스로 기록해주셨다.


또 요한복음 20장 31절은 이렇게 말한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하나님께서 말씀을 기록하신 것은 우리의 믿음과 구원을 위해서였다.

그분이 생명의 말씀을 기록하여 남겨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왜 이 땅에 오셨는지, 그

리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실을 믿고 구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기록은 중요하다. 나 자신의 삶을 위해서도.


그래서

돌아보면, 나는 '기록의 유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하지 못했다. 바쁘고 피곤해서 미루고, 기록이 흩어지고 사라졌다. 그게 늘 아쉬웠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나처럼 기록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용한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이 앱은 기술로 시작된 게 아니다. 기억하고, 감사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복잡하지 않지만 따뜻한 공간. 하루의 묵상과 기도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공간.

말씀을 잊지 않도록 돕고, 감사를 다시 꺼내볼 수 있는 공간.

나는 그것을 만들고 싶었다.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담기 위해.

그리고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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