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집 첫째 딸로 불리던 시간들
부모님께서 43년 동안 해오신 방앗간을 정리하셨습니다.
저는 그 동네에 이사오면서부터 동네에서 '방앗간집 첫째 딸' 이었습니다.
지금도 동네를 돌아다니면 부모님의 시간과 함께 나이들어가신
어른들께서 반갑게 인사하시며 저를 부릅십니다.
"황금 방앗간집 첫째 딸"
동네와 사람과 함께 변해가는 긴 시간동안
한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제 막 10년이 넘게 일한 저는 상상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늘 새벽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신 부모님,
해가 뜨기도 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에
가게에 불을 켜고 기계 소리와 함께 하루를 깨우시던 모습이 선명합니다.
부모님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존경합니다.
마른 날, 진 날을 가리지 않고
몸이 부서져라 일하시던 부모님의 뒷모습.
그 희생을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편안한 하루를 쌓아간 것은 아닌지...
30대 초반이었던 아버지는 어느덧 74세가 되셨고,
세 자녀 또한 그때의 아버지 나이를 훌쩍 넘겼습니다.
시간은 흘러갔건만,
부모님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몇 평의 방앗간 가게 안에는
부모님의 땀과 성실함, 가족을 향한 책임감
가족이 함께한 추억이 담겨있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세 자녀는 모두 장성하여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케이크와 꽃다발, 그리고 작은 정성
마지막으로 손주들의 손 편지,
손주들이 편지 낭독을 듣다가
어머니께서는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그 눈물 속에는
지나온 시간과 말로 다 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한 일을 꾸준히 해오신 부모님의 시간 위에
내가, 우리 가족이 서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크게 와닿았습니다.
이제는 부모님 본인의 행복을 위해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편안하게 걸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2의 인생은 여유롭고 건강하게,
부모님 두 분의 웃음으로 가득 채워지길~~
우리 엄마 아빠여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