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고통을 모두 치워주는 것이 사랑일까
고통이 없는 삶은 좋은 삶일까.
부모가 되고 자주 떠올리는 질문 하나이다.
아이가 울면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친구와 다퉜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나서고 싶고,
억울하다고 하면 대신 따져 주고 싶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아이 앞의 돌멩이를 치워 주고,
가시에 찔리지 않게 길을 닦아 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문득 멈춰 선다.
아이의 세계를
부모가 대신 정리해 줄 수 있을까.
겪어야 단단해지는 것들
작은 싸움, 작은 실패, 작은 상처.
그것들은 아이 인생의 일부다.
친구와 부딪혀 보고,
억울함을 견뎌 보고,
스스로 해결해 보는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기 힘을 발견한다.
부모가 모든 갈등을 정리해 주면
아이는 편안할 수는 있다.
하지만 스스로 넘어져 보고 일어나는 법은
배우지 못한다.
고통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통로이다.
사랑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자꾸 착각한다.
사랑은 아이의 삶을 더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아이 대신 싸워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일이다.
넘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뒤에서 지켜보는 일.
도와주고 싶어도 한 걸음 물러나는 일.
해주는 사랑보다
해주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랑이 더 어려운 법이다.
기다려 주는 사랑이 부모에게는 더 큰 용기다.
지켜보는 사랑
아이의 고통을 모두 제거해 주는 것은
잠시 아이를 편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고통을 통과하며 얻는 힘까지
함께 없애 버릴 수도 있다.
부모는 해결사가 아니라
버팀목이다.
아이 앞길의 돌을 다 치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돌을 넘을 수 있다고 믿어주는 사람.
오늘도 나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기다려야 한다는 다짐 사이에서 흔들린다.
부모란,
그 사이의 어디쯤에서 고민하는 사람 아닐까?
모든 도토리는 저마다 거대한 참나무를 품고 있다.
-초바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