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6살 무렵 처음 연예계에 데뷔할 무렵 agent가 이름이 너무 ethnic 하다고 이름을 Lenny Williams로 바꾸라고 했었단다. 그도 그럴 것이 Leonardo DiCaprio는 Italian 냄새가 확 풍기고 그의 middle name Wilhelm은 German 냄새가 진하게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냄새를 American name으로 지우려 Lenny Williams로 이름을 바꾸려 했는데 이를 거부하자 Agent와의 계약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부모님의 선견지명 때문일까 아니면 German 엄마와 Italian 아버지의 소신 때문일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많은 영화로 유명해져 세계적 대배우가 되었다. 난 이 부모님의 소신을 지지한다. 나도 우리 집 모든 식구도 한국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물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agent생각처럼 이름이 ethnic 하기 때문에 짙은 Korean 향이 난다며 차별대우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결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의 편견을 부숴 버리고 싶다. 그러나
오늘 나는 생에 세 번째 "까마귀"흑인 선생님과 인사를 나눴다. 이름이 Raven이다. 난 어떻게 귀한 자식 이름을 생각 없이 까마귀로 지어줄 수 있을까? 했었다. 우리나라 문화권에선 죽음등 불길한 징조의 상징이며 건망증의 상징이 까마귀 아닌가? 건망증이 심한 아이로 규정되길 바랐던가? 어의없게도나는 이런 나 자신의 편견조차 부숴버릴수 없다.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 이름
사실 성경에 근본을 둔 미국에서도 까마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긴 하다. 성경에선 까마귀가 우리처럼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긴 하나 일상에선 그보다는 wisdom과 insight의 상징이 더 큰듯하다. 지혜와 통찰력의 상징이라 그런가 사립학교 이름으로도 학교 마스코트로도 종종 쓰인다. 난 결혼반지로 신랑에게 끼마귀를 새긴 반지를 선물한 신부를 만난 적이 있다. 지혜롭고통찰력 깊은 아내가 되겠다는 약속이 담겨있었다. 사실까마귀에 대한 편견은 나만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맘때가 되면 까마귀가 수십 마리씩 우리 집 앞마당에 내려앉아 소리 내어 벌레나 열매를 쪼아 먹는데 이들을 쫓아 내는 건 나뿐이다. 다른 미국 이웃들은 전혀 신경을 안 쓴다. 그들은 나와 다른 문화권에 사는 게 분명하다. 이뿐만이아니다. 미국에선 지역, 도시 이름을 사람이름으로도 쓴다. 청주, 원주, 군산 정도될까?
미국도 영국 식민지 정복 역사가 있어 그런가 땅에 대한 미련이 이름 속에 녹아 있다. 얼마 전 도널드 대통령 후보가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유권자 표심을 노리고 손녀딸 Carolina와 Luke를 무대에 올려 "Vote for grandpa!"를 외친 적이 있다. 난 개인적으로 트럼프가 선수를 쳤다고 평가하고 싶다. 남부 침례교파가 많은 주 유세장에서 본인이 가족 중심적인 사람이기에 한 생명을 죽이는 임신중절에 절대 반대를 외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 높이는 트럼프. 그리고 의료개혁에 관해선 자신은 오바마케어에 반대자가 아니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하기 위해서인가? 의사출신의 복음서 저자 누가와 이름이 같은 손자 Luke를 등장시켰다. North Carolina South Carolina 주 이름을 가진 손녀 Caroilina를 동원해 표심을 제대로 잡으려 한 것이다.
누군가의 이름엔 부모의 소중한 바람이, 정치인의 오랜 숙원이, 비즈니스맨의 원대한 계획 등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