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놀이터에서 애들 놀리며 이야기나 나눠요. 아니면 버거킹에서 만날까요? 칙필레도 괜찮은데 어디서 만날까요? 미국에서 아이들은 키우는 엄마 아빠라면 심심치 않게 가게 되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실내 놀이터가 있는 햄버거 가게이다. 토요일 맥도널드나 버거킹 칙필레를 가면 아이를 데리고 온 수많은 아빠 부대를 만날 수 있다. 토요일은 일주일 내내 육아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엄마들의 시간이다. 이때 아이 아빠는 토요일 하루 종일 육아를 자처해서 담당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아빠들이 애들 좋아하는 치친 너겟이나 감자튀김, 아이스크림등이 있는 햄버거 가게에 몰리게 되어있다. 일단 가격이 부담 없고 실내 놀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육아 문제에 있어서 선진국적 마인드가 훨씬 먼저 자리 잡은 나라이다. 토요일은 육아에 지친 엄마를 위한 시간으로 아빠들이 육아를 전담하는 시간으로 여긴다든가 베이비 시터나 내니를 두어 엄마 아빠가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를 맞추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다던가 엄마들이 혼자만의 온전한 Kids Free 시간을 갖도록 종교 기관이나 사교육 기관 단체들이 아이를 봐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여기도 친정엄마 아빠 시어머니 시아버지의 도움을 받는 가정도 있다. 하지만 함께 밥을 먹어도 아들 딸 며느리 사위 각자 밥값 따로 내는 문화에서 이들의 도움은 수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어제는 젊은 선생님 몇몇이 저녁에 바에 갔다가 학부모 엄마 몇 명을 마주쳐 예상치 못한 학부모 상담을 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2-3살 어린아이 엄마들이 평일 저녁 이런 모임이 가능한 이유는 베이비 시터나 내니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면 친정 엄마 친정아버지가 그 베이비 시터들을 대신했겠지만 미국은 베이비 시터와 내니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물론 토요일에는 아이 아빠들이 그 일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공동 육아라는 기본 개념이 확실히 잡혀있다는 면에서 난 맥도널드에서 만나는 모든 아이 아버지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공동 육아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민 온 지 얼마 안 된 난 놀이터에서 만나는 그 수많은 돌싱?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처음엔 다들 혼자 애들을 키우나 했었다. 육아 독박인 한국인 엄마인 내가 상상할 수 있는 한계가 거기 까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육아 문화를 알고 난 후 난 실내 놀이터가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만나는 모든 아이 아빠를 존경한다. 그들의 선진국적 육아 마인드를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