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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는 內戰 중

by 신형준

이재명 민주당 대표 2심 판결이 오늘(25년 3월 26일) 났습니다. 무죄. 1심 파기.


판결에 대해 ‘자기 입장(견해)과 같으면 재판부를 찬양하고, 입장이 다르면 비난하는’ 행태가 오늘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진다고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맹비난하면서 헌재 재판관을 ‘돌대가리’라고까지 비난하던 사람들이 오늘 이 대표 선고를 보고 재판부에 찬사를 보내는 꼴을 보는 것도, 구속 상태이던 대통령을 석방하자 ‘사법부의 올바른 결정에 감사하다’고 말했던 이들이 오늘 선고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보기 싫습니다. 솔직히, 혐오스러울 정도입니다.


어쩌자는 건가요? ‘정치의 사법화’를 우려하기에 앞서, ‘모든 것을 내 기준으로만 파악하려는 우리 사회의 소아병적 기질’부터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럴 것이면, 차라리 A.I 판사를 하루라도 빨리 도입합시다. 정파성이나 지역색, 온갖 정치색에서 벗어나서 ‘절대적으로 중립적인 A.I. 판사’로 재판하자고요. 물리학자 컴퓨터공학자 기계공학자까지 포함한 ‘국가사법체계개혁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A.I 판사제’로 전환합시다.


자기 입장에 따라 사법부를 찬양하거나 저주하는 행태를 반복하는 이들을 바라보는 건 제게 지옥도 그 자체입니다. 추하기만 하고요.


추신


저는 최근 “대한민국 사법기구 소속 법조인들은 엘리트 중 엘리트가 선발된 뒤, 치열하게 법 연구와 집행 과정에 평생을 바친 사람들이다. 우리가 그들을 ‘법리로 압도하지 못하는 이상’ 그들의 판단을 일단 경청하고 받아들이자”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법리로 압도한다면’ 충분히 비난하실 수 있지요. 법적 판단은 법리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이에 대해 몇몇 분들은 “머리만 좋다고 다냐. 이런 엘리트주의가 문제다”라고 비난하시더군요.


묻습니다. 그럼 귀하가 판결하면 귀하가 그리도 비난하는 ‘기존 법조인’보다 나을까요? 확신하세요?


머리가 떨어지는 것은 둘째치고, 형사법이나 형사소송법은 말할 것도 없고, 헌법조차 제대로 정독한 적이 있는지조차 의심되는 귀하가?


#이재명대표 #2심 #무죄 #소아병적사고 #내전 #AI판사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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