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빛을 가져온다
‘진보’를 뭐라고 정의하시나요? 제 정의는 이렇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사람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그 모든 행위”
제 관점에서 볼 때, 대부분의 인간은 진보에 속합니다. 자신이 속한 사회와 국가에서의 삶이 편해지고 윤택해지기를 바라지 않는 분이 계신가요?
다만, 진보를 이루려는 방식에서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행 소득세는 연간 10억 이상 버는 분에게 45%를 부과합니다. 이것을 55%로 늘리자고 주장하면 진보인가요? 35%로 낮추자면 보수이고? 한데, 많이 버는 자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자는 주장일수록 사회주의에 가까운 것인데, 현실의 사회주의가 어찌 됐나요? 북한이나 쿠바, 옛 소련이 진보국가로 보이시나요?
하여, 저는 진보 보수라는 이분법보다는 좌파 우파가 가치중립적이라고 봅니다. 영미권 언론도 진보(progressive) 보수(conservative)라는 이분법은 잘 쓰지 않습니다. 물론 ‘보수당’ 혹은 ‘보수’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그때 보수의 대척에 선 개념으로는 ‘진보’를 쓰지 않고 ‘liberal’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자유주의적’이라고 번역해야 하나요?
그래서 저는 한국 사회에서 민주당=진보, 국민의힘=보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두 정당 모두 국가의 진보를 꿈꿉니다. 다만 진보를 이루는 방식이 다른 것뿐이죠. 민주당은 좌파적으로, 국민의힘은 우파적으로.
저는 인류의 진보를 이룬 최고의 힘은 과학과 기술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50여 년 전만 해도 빨래를 할 때 어땠나요? 빨래판에 빨랫방망이, 세탁력이 떨어지는 빨랫비누. 빨래 짜다가 손목 나간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한겨울 빨래로 손이 트는 것은 기본이고.
그 문제를 해결한 게 세탁기와 탈수기, 그리고 실내건조기입니다.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제가 인문학보다 자연과학과 공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고실험을 할 때 ‘극단적’일수록 이해가 쉽죠? 저는 인문학자나 사회과학자만 득시글거리는 세상보다는 자연과학자와 공학자만 득시글거리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챗 지피티 3.5(이하 ‘3.5’)와 딥식을 쓰고 있습니다. 둘 다 무료 버전입니다.
영어 고자여서, 영어 해석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하여, 영문을 읽다가 이해가 잘 안 가면 3.5에 영어로 묻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영어로 묻고 답하는 게 원문 이해에 더 편하기에.
지난해였던가, 3.5에게 긴 영어 문장(4000 단어 정도)의 한국어 번역을 통째로 맡겼더니, 아주 짧게 요약만 하더군요. 하긴 무료 버전인데 그것까지 바랄 수는 없는 노릇.
한데, 오늘 시험 삼아 딥식에게 3100 단어 정도 되는 영문 해석을 부탁했더니 다 해 주네요. 천의무봉의 실력으로 해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번역본을 읽고 영문을 읽으니 이해가 훨씬 편합니다.
글을 다 읽으면서 든 생각. Scientia arsque lucem affert. ‘과학기술이 빛을 가져온다’는 라틴어입니다.
물론, ‘자기 생각을 할 수 있는 그 어떤 존재’든 남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 하기에, 인공지능 역시 자기 생각을 갖는 순간, 인류의 미래는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추신.
제가 번역을 부탁했던 영문 자료는 이것입니다.
https://aeon.co/essays/the-idea-that-sperm-race-to-the-egg-is-just-another-macho-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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