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술 결과를 정치인을 통해 들어야 하나
테러를 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라며 글을 씁니다.
이 대표 님은 어제(24년 1월 2일) 오후 3시 45분쯤 서울대병원에서 두 시간 남짓한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대표 님의 피습과 관련해서 소셜미디어 등에는 별의별 이야기가 떠돌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갈등이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 이 일로 갈등 폭이 더 깊어지지나 않을지 우려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실’을 명확히 밝히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범인이 왜 테러를 했는지는 수사 기관이 공정하게 밝혀야 할 것이고, 이 대표 님의 상해 정도와 수술 경과 등은 의료진이 밝혀야 합니다. 지지 여부를 떠나 이 대표 님은 우리나라의 주요한 정치적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술 뒤 서울대병원의 브리핑은 없었습니다. 의료진이 가족에게 수술 결과를 전했고, 이를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언론에 전달했습니다.
저는 이해불가입니다. 공인 중의 공인이, 대한민국의 귀중한 정치적 자산이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의학적 상황’을 수술을 맡은 의사가 아니라, 정치인이 한다? 미국이나 유럽이었어도 이랬을까요?
설마 사생활 보호 운운하지는 않겠죠? 저 같은 한미한 자가 이런 일을 당하면 사생활 보호 운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 님 같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정치 자산에게 사생활 미공개 영역은 지극히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 테러는 정치적으로도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기에, 모든 것을 명확히 밝히는 편이 낫습니다. 아니, 정치 영역을 떠나서 의료 측면에서만 봐도 그렇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유(類)의 글들이 허다합니다.
이 대표 님의 부상이 위중했다면, 몇 시간을 기다려서 서울대병원에 갈 게 아니라, 바로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했어야 했다.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못 한다고 했다면 모를까, 충분히 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서울대병원까지 간 이유가 무엇인가? 수술이 급하지 않았다는 뜻인가?
지역 병원 살리자던 분들이 몇 시간 기다려서 그것도 헬기까지 타고 서울까지 가야만 했냐? 부산대병원은 부산 경남권에서는 알아주는 권역외상(外傷)센터인데, 그것조차 못 믿고 일반인이라면 엄두도 못 낼 헬기까지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가 놓고는 지역 의료를 살리자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나?
소셜미디어에 떠도는 별의별 이야기를 여기서 다 옮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나마 ‘정제된 글’만을 옮긴 것입니다.
저는 이 대표 님의 ‘수술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서울대병원 수술팀이 브리핑해야 한다고 봅니다. 수술 결과는 집도의가 가장 잘 아는 게 아닌가요? 왜 수술 결과를 정치인을 통해 들어야 합니까? 이런 식으로 돌아가니 쓸데없이 의혹만 더 커지는 겁니다.
이 대표 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다시금 바랍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갈등 양상이 많은 나라에서 이 대표 님 피습과 관련한 불필요한 의혹은 나라를 더욱 찢지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병원 수술팀의 빠른 브리핑을 바라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추신
이 나라의 그 많은 언론은, ‘서울대병원 집도의 팀이 수술 브리핑을 왜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조차 제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국민 대신 해야 하는 게 언론 아닌가요? 만약 서울대병원에서 답변을 거부한다면 ‘서울대병원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쓰면 됩니다. 그조차 ‘공식적인 답변’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