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은 자들의 연대, 박열 vs 가네코 후미코
둘의 이야기는 몇 년전 박열 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꽤 알려졌다. 그들의 법정투쟁은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으니, 영화가 이를 담아내는 것이 그리 이상하진 않았던 것 같다.
영화의 영향이 컸는지, 일본인으로서 후세 다츠지에 이어 두번째로 가네코 후미코가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기도 하였다(2018). 그런데, 훈장을 대신 전달받은 가네코의 후손은 '왜 훈장을 주는지 모르겠다'며 '천황에 대한 반역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 일본 생활에서 문제가 있다'고 반납을 하였다고 한다. 이는 가네코연구회 회장이 대신 하였는데 반납 대신 박열의사기념관에 전달하여 전시하는 것으로 하였다고. 이 이야기로 상당히 흥미롭다.
이 파트의 이야기를 쓰면서 내가 신경을 기울였던 것은 묘하게 겹쳐지는 둘의 인생을 그려내는 것이었다. 3.1 운동이라는 교집합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일제강점기 최대 민족운동이라 불리우는 3.1운동이 개인들의 인생마저도 바꾸어놓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학생들과도 이야기해볼만한 사실인 것 같다.
사실 박열의 '개새끼'라는 시를 넣을까 뺄까하다가, 둘을 만나게 해준 결정적인 계기이자 오줌이라도 한 번 시원하게 갈겨보려는 '개새끼'로서의 박열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넣게 되었다.
저번 포스팅처럼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vs 하세가와 데루와 류런이라는 주제로 갔다고 하면, 어떤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 궁금하기도 하다.
여기서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못내 아쉬웠던 것은 '고토쿠 슈스이'의 이야기를 조금 다루었다는 점이었다. 사실 고토쿠 슈스이는 다른 인물과 함께 하나의 주제로 다루고 싶었지만, 공부 부족과 역량의 부족으로 인해 그러지 못하였다. 대신 박열이 일본인 교사에게 고토쿠 슈스이의 이야기를 듣고, 일본 제국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일본인도 있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는 장면을 넣음으로써 이 인물을 소개할 수는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만큼 고토쿠 슈스이는 국내 교과서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안중근과의 희미한 연결고리도 있고, 러일전쟁에 적극 반대하였던 그의 모습은 일본에서 배상금 문제로 발생한 히비야 폭동의 현실과 상당히 대조되며, '평화'에 대해 논할 때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하는데도 말이다.
박열과 가네코 이야기 외에도 상당히 흥미로운 것은 후세 다츠지의 이야기이다. 그는 조선의 독립을 지지하고,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일 외에도 여러 독립운동가를 변호하기도 하였고, 전남의 농민들에 대한 일제의 수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는 등 일본인으로서 상당히 특이한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다.
역사교육에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이런 인물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형성'에서 벗어나는 인물들을 많이 발굴해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