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따수움으로 매듭져주세요.

by 이경민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갔던 자리에,

문득 추억을 나눴던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그저 스쳐 지나간 하루였는데,

이제 와 돌이켜보니 그 시간들이 참 따뜻했더군요.

오랜만에 그때 기억을 더듬으며, 조용히 안녕을 빌었습니다.

아무쪼록 잘 지내고 있죠?

요즘은 숨을 돌릴 때 가장 좋아하는 곳에 앉습니다.

익숙한 자리에 기대어, 허공을 바라볼 때가 많아요.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고, 생각이 고요해집니다.

그러다 오늘 알았어요.

볕이 늘 들어오던 그 자리에,

언제나 제가 있었다는 걸요.

오늘은 볕이 들지 않았는데도,

그 따스함을 알던 자리에서 여전히 제가 머물러 있더라고요.

아, 나는 참 ‘따수움’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웃던 시간도,

혼자 앉아있던 조용한 순간도—

모두 그 따수움이 스며 있던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렇게 기도하듯 마음을 담습니다.

모두 서로 사랑하길,

그리고 서로의 하루를 따수움으로 메꿔가길 바랍니다.

요즘 느낀 건,

미워했던 순간들이 나중에는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는 거예요.

찰나의 감정으로 오래된 사랑을 품은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 마음마저 따뜻하게 품을 수 있기를.

서로 사랑합시다.

아낌없이, 서슴없이 사랑합시다.

응응, 연말엔 연말을 핑계 삼아

우리 다들 연락 한 번씩 해보아요.

정말 정말, 이젠 오래오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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