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직장인의 일기

직장인 오딧세이

by 도담해

작심삼일 (作心三日)


이를 행하지 않은 직장인은 없으리라.




안경 쓰는 것을 잊어버린 하루처럼 모든 것이 흐릿해 보이는 회사 생활, 하루하루 반복되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직장인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손을 들어 무언가 할 것을 찾는다.


회사 안에서 찾는 경우는 드물고 '자기계발' 이라는 명목 하에 그리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에 이것저것 손을 대 본다.


앱이나 웹페이지를 만들어 수익을 얻으려는 부푼 꿈을 꾸며 자바/파이썬 등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고, 인디게임의 한 획을 긋겠다는 포부를 가슴에 품고 유니티를, 프랑스에서는 중산층 기준에 악기 연주가 들어간다는 인터넷 뜬 글을 읽고 기타를, 운동도 좀 해야지 하면서 달리기를, 웨이트 트레이닝을, 새벽 검도를.. 회사에서 가산점도 준다고 하니 중국어를, 아니야 난 일본어가 좋아하면서 일본어를, 나를 자유롭게 만들 유일한 것이라고 믿고 주식/코인 도 기웃거렸다.


그러나 결국 나에게 남은 것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작심삼일을 해왔다는 사실뿐, 정말 쓸쓸하게도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 안나 카레니나 』


유명한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처럼 시작할 때는 '이번엔 제대로 자신 있다. 나는 다시 태어난 것이다'라는 매번 동일한 호연지기와는 달리 그만 둘 때는 하나하나 창의적인 이유로 도중하차했다. 물론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정된 직장인의 시간 자원 하에 최적의 효율을 내도록 다양한 작심 행위들 중 옥석을 다듬는 긴 여정 아닐까? 그리고 솔직히 '작심' 후 얼마나 지속해야 작심삼일(作心三日) 에 해당/미해당 인지 알려진 바가 없다. 혹시 그 기준이 문자 그대로 3일이라면 나는 작심삼일을 행하는 사람이 아님을 자부한다.


그러나 당당한 일갈과는 달리 마음 한켠에서는 글쓰기도 작심삼일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정말 자신 있고 오래오래 글을 쓸 예정이다.


이 글을 끝으로 도담해를 브런치에서 본 자는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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