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가리는 엄마

판 깔아주면 뒤로 빼는 이상한 성격

by 밴뉴

팬대믹 때 인스타그램에 신나게 글을 적었었다. 하루 종일 집에 갇혀 갓난 아기와 둘이서만 지내려니 너무나 깝깝했던 것도 있었지만, 시댁이 둘이나 되는데 그 어느 쪽에서도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오는 사람 없어서 그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어디에 풀 곳이 없어 글로라도 풀어서 적어 놓으면 해소가 되어서 열심히 적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의 포스팅이나 글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맨날 징징대는 글만 올리는 사람의 포스팅은 걸르고 싶어지기에, 정말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뭔가 코믹한 요소를 굳이 뽑아보고 웃음으로 날리려 노력했다. 또, 너무 심각한 것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이렇다' 하고 정의 내려버리면 그 상황에 정말 그대로 박제가 될 것 같은 두려움에, "그럼에도 ~ 하게 생각해야지, 뭐!" 라던지, 아니면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면 "이쁜 내가 참아야지 뭐!"라고라도 해놔야 해소가 되니, 그런 것에 공감을 많이 샀던 것 같다.


어쨌끼나, 그래서 아주 제대로 판을 깔고 글을 쓰는 공간이 있다고 거기서 한 번 제대로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호기심 반, 부끄러움 반으로 시작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막상 '제목'과 '소제목'을 쓰고 글을 쓰려니, 점점 안 써지게 되어, 결국 인스타그램도 브런치도 다 안 하는 상황이 됐다.


나름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던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 되어버려 한 동안 또 미루고 미뤘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요즘, 다시 글을 쓰기로 결정...


어린 딸 아이에게 지금의 내가 겪고 있는 삶의 애환, 고민, 즐거움을 나누기는 아직 어려우니, 지가 머리 크고 나랑 사이가 삐걱댈 사춘기 때라던지, 아니면 대학 가서 혼자 생활하는 동안에라던지, 시간이 날 때 읽어보고 "우리 엄마도 이런 생각과 고민을 하고 살았구나"라는 걸 알고 위안 삼았으면 싶은 취지로 쓰는것이니, 그냥 막 써제끼려한다.


시즌2 개봉박두 ㅋㅋㅋ

작가의 이전글Must do 랑 Can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