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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칠영 May 01. 2024

애어른이 어른이 되어 버려서

여름의 시작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이대로 괜찮은가? 선명하지 않은 불안들이 엄습하는데 난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것 같다.

손에 잡히는 게 하나도 없는 지금 어딘가를 향해 걷고 있지도 그렇다고 꼿꼿이 서 있지도 못한 채 흔들림 속에 간신히 균형을 어우르고 있는 듯하다.

대지가 무더운 햇살을 받아 생명력이 가득한데 나는 마냥 땀만 흘리며 불평을 늘어놓을 뿐이다.

나의 열정도 발전도 어딘가에 숨어버렸는데 지금은 숨바꼭질을 할 기분이 아니다. 모두 다 숨고 혼자 술래가 되어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게 즐겁지 않은 때이다. 내가 어린아이여서, 시간이 지나도 찾지 못하는 나를 위해 소리를 내주고 들켜주는 부모님 같은 존재가 여전히 있다면 퍽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은 그런 게 아니다. 99번 답답하다가 1번 큰 뚫림을 주는 그런 거다. 고진감래 그딴 거. 나는 1번 숨이 멎을 만큼 답답하다가도 99번만큼 뻥 뚫리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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