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존재의 하찮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인간의 몸은 6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졌다죠. 60조 개가 얼마나 많은 숫자인지 솔직히 실감이 가진 않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건 분명합니다.
거대한 우주로 사고를 확장해 봅니다. 우주라는 몸뚱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면 우리가 사는 지구는 60조 개의 세포보다 더 작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라고 느끼는 나는 어쩌면 거대한 우주와 60조 개 세포 사이의 어디쯤 잠시 머물다 가는 구름 같은 존재일 테지요. 습기를 품은 구름이 비를 흩뿌리고 가벼워지듯 마음 속 깃든 상념도 털어내야겠습니다.
그리하면 영혼에 허기가 찾아올까요? 몸이 허기진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하지만 영혼이 허기진 사람은 이 별밥을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