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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태 Jul 29. 2021

어느 수석의 협박

자료요구를 하다 보면 여러 경로을 통해 외압을 받게 된다.


O는 국회사무처를 대상으로 자료를 요구했다. 사실 국회 소속이면서 같은 국회를 대상으로 자료요구를 하면,

아무래도 (행정부와 달리) 서로 예의를 지키며 원만하게 매듭짓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O의 자료요구 내용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또는 "감히 너가 나에게 자료요구를 해?" 라는 괘씸한 마음이 생겼는지 모르겠으나 어느날 모 수석이 O의 사무실로 몸소 찾아왔다.


그리고 모 수석은 "내가 국회 20년 일해봐서 아는데"로 말을 시작했다.


그렇다. 경력을 통해 찍어누르려고 하는 외압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모 수석은 O의 개인신상정보와 O가 국회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시스템을 통해 자료요구했던 모든 목록을 몽땅 가지고 있었다.


모 수석은 지위를 이용한 엄청난 불법적 행위이자 권한남용 행위를 버젓이 하면서도 뻔뻔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가 공무원 2명 고발한 적도 있다"


본인이 고발당해도 싼 범법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모 수석은 적반하장격으로 O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건 000 의원님의 뜻인가?” 라며 O가 모시고 있는 의원의 지시사항인지 아닌지를 묻는 것이지만, 이 역시 O에게 압박을 주는 행동이다.


그렇지만 어디 국회 업무가 상급자의 지시로만 이뤄지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선제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도 굉장히 많다. 국회 경력이 20년이라는 모 수석은 정작 본인의 경력을 내세운 게 우습게 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피차 알 거 다 아는 사람들끼리 감정소모 하지 맙시다”


O도 지지 않았다.

"국회 20년 경력이시라면 잘 아시겠네요. 의원님이 시킨 일도 있고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도 있는 겁니다. 뭐 제 신상을 그렇게 털었으니 잘 아시겠지만, 저도 일하는 스타일이 통제받거나 하질 않으니까 뭐 알아서 하시던가요"


"차관급이면 차관급답게 처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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