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계속 자라고 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by 지금 일어나는 준

요즘 부쩍 자주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며칠 전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는… 뭐랄까.
나를 조용히 주저앉히는 힘이 있었다.

나는 늘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해왔지만,
실상은 ‘돈을 더 벌고 싶고’, ‘내가 더 편해지고 싶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닌데,
돌아보면 그게 전부였던 것 같기도 하다.

성경에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는데,
요즘 나는 그냥 “내 몸만 사랑하느라 바빴던”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아침에 눈을 뜨면 회사에 가야 한다.
문제는… 가기 싫다는 거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주 많이 가기 싫다.)

예전엔 힘들면 그냥 "그만둘까?" 했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된다.
아기가 있으니까.
가장(家長)이라는 말이 그냥 단어 하나가 아니라
이제는 내 하루하루의 무게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요즘은
‘어차피 갈 거면, 나를 키우는 하루가 되자’
이걸 나한테 계속 말하고 있다.
어쩌면 자기최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아무 의미 없는 하루는 보내기 싫으니까.

일하다 보면 가끔은 멈칫하게 된다.
"내가 뭘 위해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

그럴 때는 좀 멍해진다.
이대로 괜찮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럴수록 내가 마음을 붙잡는 방식은
‘누굴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살자’는 거다.

우리 회사에도 지쳐있는 사람들이 있고
가정에도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나는 “돈 때문에” 일하는 게 아니라
“사람 때문에” 일하고 싶다.

물론 통장은 늘 아쉽다.
하지만 마음만은, 덜 후회하고 싶다.

요즘 부쩍 생각이 많아진 건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다.

‘말보다 삶이 더 크다’는 말,
예전엔 그냥 멋진 말인 줄 알았다.
요즘은 그 말이 무서워졌다.

유튜브에서 션과 이영표 선수가 달리면서 나눈 이야기를 들었는데
션의 아들이 그러더란다.
“아빠가 못 달리게 되면, 내가 대신 달리면서 선한 일을 하고 싶어요.”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이에게 남기는 건
‘말’이 아니라 ‘아빠의 삶’이라는 걸
조금씩 더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괜히 말수가 줄었다.
말 대신
조금 더 성실하게 살고 싶어서.

나는 아직도
“부족하고 연약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어쩌면
그걸 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잘 살아낼 자격이 생기는 것 같다.

나는 잘나지도 않았고
크게 성공한 것도 아니고
가끔은 너무 작고 멍청하게 느껴질 때도 많지만,
그래서 더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고
그래서 더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남들이 나를 볼 때
"참 잘난 사람이다"보다는
"저 사람, 진짜 사람 같다"
이렇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로이가 나를 기억할 때도
“우리 아빠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진심이었어.”
그 한 마디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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