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평점 : A0
스포츠란 좋은 것이다.
생업에서 잠깐 벗어나 팬이라는 다른 자아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구나'(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건 그저 확률일 뿐) 라는, 반드시 배워야 하는 걸 가르쳐준다.
또 그 승리라는 기회가, 가끔 오는 우연 같은 것이기에 더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ㅡ
ㅡ그 모든 과정이 스포츠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스포츠 팬으로서 또 KBO의 관중으로서, 삼미슈퍼즈와 그 열성팬의 이야기를 재밌게 봤다.
내가 어느 리그에서 누구와 비교/경쟁할 것인지,
어떤 목표를 잡고 어떤 기준 속에서 살아갈 것인지ㅡ
인생을 살아갈 아이디어를 또 하나 얻은 책이다.
[독서메모]
꿈과 낭만이란 것은 인생에 있어서나 야구에 있어서나 적어도 5할대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을 때만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3할대 정도의 승률로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거야' 따위의 개똥 같은 대사를 읊으며 웃고 떠들 수 있겠지만, 도무지 1할 2푼의 승률로 꿈과 낭만을 간직할 수 있는 인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번한 야구팀 삼미의 가장 큰 실수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다.
왜 그렇게 사냐는 질문은ㅡ왜 그런 춤을 추고 있냐는 질문과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분명 그것은 어떤 이론이 아니라 하나의 리듬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사는 건 마찬가지다. 재미없고, 힘들다. 또 바보가 아니라면 세상을 더 이상 재미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어른이 되면서 알게 된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던 철부지들도, 물신 풍조를 우려하던 몽상가들도, 때가 되면 자신의 손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세상을 잘 살기 위해서는ㅡ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좋은 습관, 그리고 사는 건 원래 힘들고 재미없다는 사실에 대한 빠른 인식이 필요하다. 그 세 가지만 제대로 갖춘다면 누구나 이 세계에서ㅡ먹고, 살 수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물론이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야구?
-그건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야.
뭐야, 너무 쉽잖아?
-틀렸어! 그건 그래서 가장 힘든 '야구'야. 이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하기 힘든 '야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