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칠 힘보다 감정을 다스릴 힘을

너에게 하루에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주어라

by 사유

1. 기대와 오해 사이


나에게는 공부를 매우 잘하는 자녀가 있다.

어려서부터 명석했고, 대학 입시에서도 훌륭한 결과를 거둔 아이다.

이 아이는 배려심이 깊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싫어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언제나 성실하게 해낸다.

공부는 늘 상위권이고, 다른 영역에서도 평균 이상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고마운 자녀라고 생각하며 키워왔다.

그런데 최근, 세탁을 하던 중 작은 충돌이 생겼다.

세탁을 하려면 빨래를 분류해야 하는데, 내 기준으로 보자면 아이의 분류는 엉망이었다.

바빠서 그런가?

자기 일이 아니라고 대충 던져놓나?

집안일에 지쳐 있을 때면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고, 결국 내가 다시 분류해서 세탁기를 돌리곤 했다.



2. 속단이 만든 오해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 화가 났다.

분류를 제대로 좀 하라 하고 아이에게 말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는 자신의 기준대로 나름 열심히 분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인 아이가 이런 사소한 일을 대충할 리 없다는 나의 기대치가 오히려 아이를 오해하게 만든 것이다.

교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

분명 잘하는 아이인데 왜 모르지?

이런 기본도 모른다고?

알면서 일부러 안 하는 거겠지?

교사로서 무심코 이런 속단을 하곤 한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아이들과 더 깊이 대화해보면 깨닫게 된다.

어른들이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는 상식들을, 아이들은 전혀 모를 때가 많다는 사실을.

그래서 교사는 마음속으로 다짐해야 한다.

100번이라도 모르면 100번 다시 가르쳐야지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교육의 시작이다.

아이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일도 교육의 일부다.



3. 용서와 반복 다시 가르치는 마음


오늘 성경 말씀 중,

"너에게 하루에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주어라"

이 구절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아마 나 역시 용서받고 싶은 마음이 많아서일 것이다.

사실 아이들에게 회개할 죄가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은 정말 몰라서 그런 경우가 많다.

물론 반복되는 실수로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교사는 늘 고민한다.

화를 내야 할까?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야 할까?

다시 한 번 차분히 타이를까?

어떤 선택을 하든 목적은 같다 — 지도를 통한 성장

방법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오늘의 말씀을 떠올리면, 결국 교사는 오해 없이, 화내지 않고, 다시 가르치려는 마음을 내는 것 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4. 감정을 다스리는 힘


교실 안에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지 않기를 바란다.

혹은 소용돌이가 일더라도, 바로 멈출 수 있는 힘이 내게 생기기를 바란다.

그것이 교사로서, 부모로서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를 가르치는 힘보다, 감정을 다스릴 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배우고 있다.



5. 마무리하며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하는 일이 아니다.

아이의 실수를 이해하고, 반복되는 행동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면서 다시 가르치는 과정이다.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아이를 향한 마음이 오해와 화로 흐르지 않도록,

늘 차분하게, 다시 가르칠 마음을 품고 하루를 마무리하겠다고.

아이를 가르칠 힘보다, 감정을 다스릴 힘을 가지는 것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교사와 부모로서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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