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은교>,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각자의 길 위에 선다는 것은,
결국 가장 깊은 곳의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도로 끝 귀퉁이에 자리한 통나무집 외관의 작은 카페.
몇 안 되는 테이블 옆의 격자창 너머로
펼쳐진 야트막한 산자락의 풍경은
마치 포근한 담요 속처럼 아늑함을 준다.
그래서, 나는 이 카페에 자주 들른다.
한낮까지 내리꽂던 빗줄기 때문인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는 해를
슬그머니 가려준 구름 때문인지,
방금 전까지 반짝였을 빗물의 싱그러움은 사라지고
짙은 녹색의 나뭇잎들은 거의 검푸르기까지 하다.
어쩐지 그 짙음이 측은하게 느껴진다.
먹색의 커피 한잔을 건드리듯 들려오는 노래.
잉거 마리가 처연하게 묻는다.
Will You Still Love Me…Tomorrow…?
누군가에게 그 질문을 건넨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 물음이 상대에게 향한 것 같지만,
실은 자기 자신에게 먼저 묻고 있다는 것을.
<은교>를 읽을 때 받았던 감정이
슬며시 되살아난다.
아름다운 것 앞에 서면 더 선명해지는 자신의 그림자.
사라져 가는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내가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소유하기보다는 나 자체로 인정받고 싶다는 염원.
그것들이 한지 위에 떨어진 먹물처럼 스며들수록
한때 사랑받았던 이유들이 더는 나를 지켜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예감과 마주하게 된다.
이 세상에서 숨을 쉬는 동안,
끊임없이 묻고,
확인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나를 변화시킨 이후에도
여전히 사랑은 허락될 수 있는가?
내일이 와도,
나는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을까…?
대답 대신, 잉거 마리의 목소리만 카페 안을 채우고 있다.
이 글에서 함께 들은 음악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 잉거 마리
https://youtu.be/p3y2e_xnsP4?si=B-yudaumqCBgo-f0
읽은 책
<은교>
Reading · Listening · Staying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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