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는 리더

by DJ

인간은 상황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달라집니다. 평소에는 무기력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놀라운 집중력과 추진력을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능력 있는 사람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실수와 좌절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역량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경과 자극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설계하는 일은 리더의 중요한 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환경을 설계하는 출발점은 바로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욕망, 즉 ‘접근 동기’입니다. 또 하나는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욕망, 즉 ‘회피 동기’입니다. 접근 동기는 좋아하고 바라는 일이 현실이 되었을 때 기쁨을 느끼게 하며,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는 슬픔을 동반합니다. 반대로 회피 동기는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로, 그 일이 일어났을 때는 불안과 공포를, 일어나지 않았을 때는 안도감과 평화를 느끼게 만듭니다.


이 두 가지 욕망은 단순한 성향 구분을 넘어서서, 인간이 어떻게 상황을 해석하고 감정을 느끼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나머지 모든 조건이 동일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접근 동기로 시작했는지, 아니면 회피 동기로 시작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접근 동기를 가진 사람은 성공 시 기쁨을, 실패 시 슬픔을 느끼며, 회피 동기를 가진 사람은 실패 시 불안과 두려움을, 성공 시 안도감을 경험합니다. 그렇기에 리더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맡기거나 동기를 부여할 때, 해당 상황에 맞는 적절한 욕망의 방향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는 접근 동기를, 또 어떤 상황에서는 회피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그 힌트는 ‘시간’이라는 변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수행해야 하는 일에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고, 다른 하나는 지금 당장 처리해야 하는 급한 일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지속해야 하는 일일수록 접근 동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 사람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요소를 파악하고, 그 일을 통해 자신이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의 경우에는 회피 동기가 더 잘 작동합니다. 이때는 그 일을 하지 않았을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구체적인 손해와 대가를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할 때는, 미래의 긍정적 결과보다는 현재의 부정적 결과를 회피하고자 하는 본능이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적고 이제 막 일을 시작한 구성원에게는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아직 젊고, 업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시간의 작업도 훨씬 더 길고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극하는 접근 동기 중심의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이 시점에서 회피 동기를 자극하게 되면, 이들은 쉽게 불안을 느끼고, 일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마무리해야 하는 업무에 대해 접근 동기만을 강조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대개 성취지향적인 과업이라기보다는 예방적 성격, 즉 나쁜 결과를 피하기 위한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이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막연한 희망보다,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위험과 책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결국, 리더는 구성원의 성향과 업무의 성격, 그리고 시간이라는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동기의 방향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욕망은 방향만 잘 잡아준다면 강력한 추진력이 됩니다. 리더는 사람들의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의 에너지를, 상황에 맞게 긍정적인 동력으로 전환해주는 디자이너이자 조율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구성원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며, 조직은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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