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지금 이 순간이 되어야 한다

by DJ

중세 시대의 인간은 삶을 두 개의 세계로 나누어 이해했습니다. 눈앞의 현실은 고통과 억압, 불안으로 가득한 불완전한 공간이었고, 삶이란 곧 고통의 연속이라는 전제가 당연시되었습니다. 반면, 죽음 이후의 세계는 완벽하고 평화로운 낙원으로 설명되었으며, 종교와 권력은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이용해 인간을 지배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현실을 참고 견디며, 오직 사후의 세계에서 완전한 평안을 얻으리라는 희망만을 붙잡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불행과 불만족의 공간으로 규정해버린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늘 고통받는 존재로, 전쟁과 기아, 불행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시되었습니다. 이런 관념은 현대에 들어 어느 정도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삶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죽음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며 위로를 찾습니다.


니체가 말한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알 수 없는 신과 사후 세계에 기대어 현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책임을 지고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행복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호흡과 일상 속에 있습니다. 불확실한 내세에 기대어 오늘의 삶을 희생한다면, 그것은 삶의 본질을 저버리는 일일 것입니다.


현실의 또 다른 모습은 우리의 삶의 계획 속에서도 드러납니다. 우리는 종종 은퇴 후의 노후를 꿈꾸며 오늘의 고단함을 위로합니다. “일을 다 그만두고 나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희망으로 버티는 것이지요. 물론 노후 준비는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노후만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미루고 희생한다면, 정작 그 미래에 도달했을 때는 이미 건강도 기쁨도 잃어버린 채일 수 있습니다. 삶은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구조물이 아니라, 매 순간을 충실히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과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사후 세계의 환상이나 노후의 막연한 기대는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작은 힘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코 삶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하루의 작은 기쁨을 누리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들과 웃으며, 지금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길입니다.


삶은 기다림이 아니라 살아냄입니다. 우리는 이미 살아 있는 순간 속에서 충만한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며, 그것을 놓친 채 먼 미래나 알 수 없는 세계만을 바라본다면, 삶의 본질을 외면하게 됩니다. 행복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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