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리스의 고대 의학자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이 명언은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 간결한 문장은 원래 더 긴 문맥 속에서 비롯되었다. “인생은 짧고 테크네는 길며, 기회는 순간이고, 경험은 불완전하며, 판단은 어렵다.” 이 문장에서 '테크네'는 단순히 예술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의술을 포함한 모든 기술과 학문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후 '테크네'가 '아르(art)'로 번역되며 오늘날의 '예술'이라는 좁은 의미로 변형된 것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이 말을 남겼던 의도는 분명하다. 의학자로서 그는 배우고 익혀야 할 지식이 무한하다는 점을 절감했으며, 한 사람의 인생이 그러한 배움을 완성하기에 얼마나 짧은지를 경고했다. 그의 말은 단순히 의학뿐 아니라, 모든 배움과 성장의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이는 곧 인생의 유한성을 깨닫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배움을 멈추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종종 '평범함의 함정'을 간과한다. 중간 정도의 노력으로도 비난받지 않고, 그저 그런 수준으로 삶을 이어가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필자 역시 종종 이 함정에 빠진다. 회사에서 해오던 일들을 반복하며, 지금의 상태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태도다.
오늘날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AI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직업의 불안정성이 커지며, 과거의 방식으로만 살아가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게 되었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우리는 도태된다. 그러나 사회는 특별히 더 잘하라고 요구하지 않기에, 개인은 자기만의 동기와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일함에 빠져 결국 후회로 점철된 노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시간의 유한함과 치열한 삶의 중요성
흔히들 시간이 빠르다고 말한다. 필자 역시 그 속도를 실감하고 있다. 주변에는 심각한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있고, 과거 함께 일했던 선배의 부고를 접한 적도 있다. 이런 경험은 필자에게 언젠가 내 인생도 끝이 난다는 사실을 더욱 강하게 인식하게 만든다.
이처럼 유한한 시간을 인지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치열하게 살아갈 필요성을 깨닫는다. 짧은 인생을 채우는 방법은 단순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밀도 있게 살아내는 것이다. 성장과 배움은 이러한 치열한 삶의 과정에서 비로소 이루어진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은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비틀어 “인생은 길고 예술은 짧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기술과 트렌드는 예술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과거의 예술 작품이 오랜 시간 동안 회자되었다면, 현대의 예술은 짧은 주기로 대체되고 소비된다.
백남준의 말은 단지 예술에 국한되지 않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는 인간의 인생조차 그 속도를 따라가도록 강요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그 무엇보다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인생이든 예술이든, 길고 짧음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는가에 있다.
인생은 짧다. 그러나 그 짧은 인생 속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평범함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갱신하며 삶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이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배움과 치열한 삶의 필요성을 고민해 보길 바란다.
삶은 유한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의 배움은 무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