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전성기이다

by DJ

회사 생활은 길고도 지리합니다. 사원으로 입사해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거쳐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디고, 중간중간 버텨야 할 순간도 많습니다. 그 길 위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묻게 됩니다. 회사 생활의 전성기는 과연 언제일까 하고 말입니다. 승진이 빠를 때일까, 연봉이 가장 높을 때일까, 아니면 명함에 무게감 있는 직함이 찍힐 때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전성기를 미래에 둡니다. 임원이 되면, 더 큰 조직을 맡게 되면, 결정권이 생기면 그때가 전성기일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임원이 되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고, 삶이 안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언제 실적이 꺾일지 모른다는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책임은 커지지만 불안도 함께 커집니다. 그렇다면 과거는 전성기였을까요. 젊고 체력 좋고 야망이 넘치던 시절이 가장 빛났던 때일까요. 지나고 나면 그때도 부족했고, 불안했고, 만족스럽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단순합니다. 정해진 전성기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전성기로 만드는 선택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며, 오늘의 역할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때 그 시간이 곧 전성기가 됩니다. 전성기는 직급이 아니라 태도에서 만들어집니다.


지금이 과장이라면 과장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있고, 차장이라면 차장의 눈높이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그 역할을 성실히 살아내는 순간, 커리어는 자연스럽게 가장 단단한 시기를 맞이합니다. 반대로 미래의 전성기만 기다리며 오늘을 흘려보낸다면, 그때가 와도 전성기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자리는 부담이 되고, 기대만 키운 시간은 실망으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이 과정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마라톤에는 결승선만 존재할 뿐, 달리는 중간에 공식적인 전성기 구간은 없습니다. 그러나 호흡이 안정되고, 리듬이 맞아 몸이 가장 잘 움직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레이스의 질이 달라집니다. 지금 숨이 가쁘지 않고, 발걸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내가 가진 힘을 온전히 쓰고 있다면 그 구간이 바로 최고의 순간입니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멀리 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보폭을 정확히 딛는 것이 중요합니다.


뒤돌아보면 언젠가는 “그때가 참 좋았지”라고 말할 순간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말이 나오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이 전성기다라고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할 때, 오늘은 단순한 하루가 아니라 커리어의 가장 빛나는 한 페이지가 됩니다. 전성기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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