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멀리하기

by DJ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술 한 잔이었습니다. 고단했던 하루의 끝에 술을 마시면 몸이 나른해지며 그날의 모든 고민이 안개처럼 흩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아득해지는 그 기분이 좋아 우리는 습관적으로 술을 찾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40대라는 인생의 고개를 넘어서면서, 술이 주는 찰나의 기쁨보다는 다음 날 찾아오는 무거운 숙취와 흐트러진 컨디션이 더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전날의 즐거움보다 내일의 컨디션을 걱정하며 술을 멀리하게 되는 성숙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술을 줄이기 시작하니 일상의 풍경도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시고 다음 날 동료들과 함께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당연한 조직 문화였지만, 요즘은 회식 자리에서도 술 없이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으레 그러려니 하며 마시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기분만 낼 정도로 가볍게 즐기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추세로 변하고 있습니다. 야근하면 야근해서 마시고 야근 안하면 안해서 마시던 그 고단한 관성이 이제는 멈춘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이 익숙한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내야 합니다. 젊음이라는 방패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우리의 몸은 이제 예전만큼 견고하지 않습니다. 주변의 선배들을 돌아보아도 젊은 시절 술을 가까이했던 이들은 누구나 지병 하나쯤은 앓고 있으며, 몸 어딘가가 고장 나 고생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술을 멀리하는 습관은 단순히 취하지 않는 것을 넘어,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건강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 줍니다.


더불어 술을 멀리하면 예상치 못한 경제적인 유익도 따라옵니다. 장을 볼 때마다 무심코 카트에 담았던 술을 빼는 것만으로도 가계의 지출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경험합니다. 매달 쌓이는 술값을 아껴 더 가치 있는 곳에 투자하거나 가족을 위해 사용할 수 있으니, 이는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지갑까지 풍요롭게 만드는 일석이조의 선택입니다.


술잔 속에 잠시 가두어 두었던 고민들은 술이 깨면 다시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맑은 정신으로 맞이하는 아침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줍니다. 독한 술 대신 따뜻한 차 한 잔, 혹은 깊은 숙면으로 자신을 돌보는 이 평온한 습관이 당신의 40대를 더욱 단단하고 빛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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