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합리적인 야망

by DJ

인생의 계절에 따라 우리가 품는 야망의 온도는 제각기 다른 빛깔을 띱니다. 20대의 야망이 거칠 것 없는 야생마의 질주라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야망은 점차 잘 길들여진 준마의 보폭처럼 단단하고 정교해지기 마련입니다.


20대의 야망은 그 자체로 무한한 자유이자 특권입니다. 이 시기에는 세상의 모든 문이 자신을 향해 열려 있는 듯한 착각마저 정당화됩니다. 전공이나 배경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심장이 뛰는 방향으로 몸을 던질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옷이 좋다면 당장 옷가게 바닥에서부터 시작해 패션의 정점을 꿈꿀 수 있고, 요리에 매료되었다면 칼을 잡는 기초부터 배우며 미슐랭 스타를 상상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로든 갈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20대를 지탱하는 가장 큰 야망의 동력이 됩니다.


서른의 고개를 넘어서도 기회의 문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습니다. 30대는 20대의 순수한 열정에 약간의 노련함이 더해지며, 자신의 꿈을 구체적인 현실로 번역해 나가는 치열한 시기입니다.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기에 늦지 않았으며, 오히려 20대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욱 속도감 있게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충만한 때입니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 야망의 문법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지게 됩니다. 그동안 쌓아온 수많은 경험은 나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라는 존재를 일정한 궤도 안에 머물게 하며 스스로를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40대에도 하던 일과 전혀 다른 분야에 갑작스레 도전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도전의 무게는 젊은 시절의 그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40대의 야망에는 반드시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잡히지 않는 신기루를 쫓으며 자신과 주변을 무모하게 소모할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내가 가진 것,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냉철하고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때입니다.


진정으로 성숙한 야망은 나의 삶에서 즐거움과 평화를 앗아가는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지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 범위 안에서 가장 정교하고 확실하게 실행에 옮기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나를 증명해 나가는 40대만의 품격 있는 야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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