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거리

by DJ

인간관계는 마치 모닥불을 다루는 일과 같습니다. 너무 멀어지면 온기가 닿지 않아 소외라는 추위에 떨게 되고, 너무 가까이 다가서면 뜨거운 열기에 데어 관계 자체가 타버리는 피로를 겪게 됩니다. 천문학에서 생명체가 살기에 가장 적합한 지점을 '골디락스 존'이라 부르듯, 우리 삶의 관계망 속에서도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는 흔히 혼자 있는 시간을 관계에서 낙오되거나 멀어지는 외로운 시간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고립은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앞으로 맺게 될 수많은 인연을 위해 나를 다듬는 준비의 시간입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과 마주할 때, 비로소 내가 어떤 색깔을 가진 사람인지, 내 마음의 결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먼저 이해하고 준비된 사람만이 타인과도 건강하고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법입니다.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피해를 감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정작 가장 소중히 돌봐야 할 나 자신이 상처 입는다면, 그것은 이미 주객이 전도된 관계입니다.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인연을 맺으려 에너지를 쏟지 마십시오. 물론 직장이나 사회생활 속에서는 피할 수 없는 관계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전략은 바로 '거리를 둔 공존'입니다. 감정의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적절한 방어벽이 오히려 평화로운 공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인간관계의 역설은 억지로 다가설수록 상대는 뒷걸음질 치고, 담담하게 거리를 둘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이 열린다는 데 있습니다. 너무 가까우면 서로의 숨결에 숨이 막히고, 너무 멀면 온기가 식어 마음이 떠나갑니다. 관계는 결코 무조건적인 노력이나 희생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 자신과의 거리를 먼저 건강하게 조율할 때, 타인과의 거리도 자연스럽게 최적의 지점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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