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삼킨 정원

by 도아

시공사는 말했다. 아주 좋은 마사토를 운 좋게 받았다고.

1년 동안은 잡초도 나지 않는 이곳 정원은 황무지였다.

바람이 일면 본체와 떨어진 낱 것의 모래들이 도르르 굴러 이리저리 헤매며,

자신의 자리를 찾는 듯한 그런 곳.


봄이 되면 화원에서 식물을 사고 정원에 정성껏 심었다.

두 해째가 되던 때는 드문드문 알 수 없는 잡초들이 조그맣게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새들이 날아와 고양이 사료를 얻어먹으며 배설되는 똥에 씨앗을 흘렸을 터이고,

터줏대감으로 사는 개미들은 여기저기의 씨앗을 이곳저곳으로 옮겼을 것이다.

3년째, 그래도 정원은 봐줄만했다.

여전히 봄이 되면 화원을 찾았고, 새들과 개미들도 여전했다.

물론 잡초들도 여전했다. 하지만 가끔 손질해 주는 정성이 내게 남아있었다.


그 다음 해는 다들 짐작하시겠다. 내게는 정성이라는 마음은 이내 사라졌고,

강한 것들이 살아남는 본능의 정원이 되어있었다.

옆 공터에서 끊임없이 가지 치며 올라오는 넝쿨과 새들과 개미들이 가져온 씨앗의 성체들

그리고 한 해 한 해 살아남은 강력한 잡초들.


나의 정원은 작은 밀림이 되었다.

그 안에는 어쩌면 작아서 답답해진 옷을 벗고 가버린 뱀의 흔적도 있을 터이고,

고양이에게 먹혀 머리만 남은 쥐의 사체도 있을 터이다.

그 작은 밀림은 혼동의 장소 같지만, 나름의 규칙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누가 강한지에 따른.


문득 나의 정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의 마음과 같다 싶었다.

평온한 마음이 바람결에 흔들리기도 하고, 가벼운 마음에 감정들이 심어진다.

내가 심은 감정, 세상과 부딪히며 어쩔 수 없이 날아든 감정,

타인에 의해 전달된 감정들이 뒤섞이고 복잡해진다.


관리되는 정원처럼 사람의 마음도 정성스레 가꾸지 않으면

내가 원치 않던 마음들이 나를 삼켜버리는 것 같다.


내가 삼켜진 것일까, 기꺼이 삼켜진 걸까.


이제는 마음을 다듬을 때가 된 듯하다.

나의 정원에 불필요한 것들은 뽑고, 가지도 쳐주고 거름도 주면서

땅에게 다독이며 건강하라고 말해줘야 할 때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