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카페 9편 — 말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시간만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by 쉼표



카페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말을 꺼낼 필요가 없다는 걸
서로 알고 있는 듯했다.

테이블 위 커피에서는
이미 김이 거의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컵을 들지 않았다.
그저 손을 올려놓은 채
따뜻함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푸름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
시선은 서로에게 향하지 않았지만
같은 시간 속에 머물러 있었다.

말이 없는 시간이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의 대화보다
더 많은 것이 오가는 느낌이었다.

창밖에서는
늦은 밤의 불빛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고
세상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이 자리만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때 알았다.

대화는
항상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하지 않아도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순간이 있다는 걸.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카페 안의 조명은
아까보다 조금 더 잔잔해 보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푸름도
움직이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순간이
어떤 대화보다 깊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저
말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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