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달이라 여겨왔다 — 선물이 되어 돌아오기까지
해마다 4월이 오면 마음 한편에 공허함이 먼저 찾아왔었다.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나도 그랬다. 매년 4월은 그 해 남아 있는 달을 모두 살아버린 것 같은 무거운 느낌으로 버티고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찬 달이었다.
베트남에서 보낸 6번의 4월도 마찬가지였다. 공장은 늘 바쁘고, 마음은 늘 외로웠다.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질문이 매년 이맘때쯤 찾아왔다. 공장 담벼락에 3월에 피었던 보라 꽃은 4월에도 무심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활짝 피어난 보라 꽃은 아침저녁 말없이 내게 인사를 건네주었다.
그런데 올해 4월은 다를 것 같다.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늘 아침, 출근길에 공장 담벼락 밑에 말없이 피어있는 보라꽃을 보면서 문득 생각했다. 올 4월은 예전과 다르게 다가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브런치북 연재 글을 쓰면서 알게 됐다. 내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베트남에 온 것도, 새벽마다 글을 쓴 것도, 9번 떨어지고 다시 도전한 것도 — 전부 하나의 길 위에 있었다는 것을.
쉼표가 걸어왔던 그 길의 이름은 "믿음"이었다.
돌이켜보면, 베트남에 온 것도 글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
이곳이 아니었으면 새벽 5시에 일어나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외로운 밤이 아니었으면 노트북 앞에 앉아 마음을 쏟아내지 않았을 것이다. 9번의 탈락이 없었으면 700편 이상의 글도 없었을 것이다.
잔인하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사실은 나를 글쟁이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4월은 아직 잔인한 달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다.
올 4월, 브런치에서 "믿음이 내 인생의 방향키가 되었다"가 연재된다. 크몽에서 내 이름으로 서비스를 팔기 시작한다. 브런치에 멤버십 작가로서 첫 유료 콘텐츠를 발행했다. 그리고 2달 후,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베트남에서의 6년의 시간들이 나 쉼표를 새로운 챕터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4월에 시작된다.
매해 매번 잔인했던 달이 축복의 달로 받아들여지는 건, 상황이 바뀌어서가 아니다. 내 눈과 마음이 바뀐 것이다.
같은 4월인데, 보는 눈과 마음이 달라졌다.
이미 축복은 내 곁에 머물러 있다. 나는 앞으로 그 축복을 누리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나 쉼표가 믿는 믿음이다.
4월은 더 이상 잔인하지 않다. 4월은 축복이다.
입에 말과 언어의 온도가 달라졌다. 입으로 시인하면 바로 그 언어가 축복이 된다.
작가 쉼표 2026년 4월, 베트남 다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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