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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영어로는 뭐라 할까?

- 동서양도 정실주의 있지만 정도의 차이

'jobs for the boys'     

                                 

어의(語義)와 언어문화적 맥락 이해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는 생태적으로 체득한 언어인가 아니면 학습을 통해 터득한 언어인가로 구분된다. 

즉 모국어는 태어나면서부터 그 사회의 언어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터득된 언어소통 능력이다. 


이에 비해 외국어는 특정 언어를 꾸준하게 학습함으로써 일정 부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국어는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아도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어휘나 표현력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일단 외국어로 선택한 언어는 아무리 배워도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를 유아기에서부터 외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환경에서 양육하면 그 외국어의 원어민(native speaker)처럼 되게 된다. 


다시 말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국가에서 기르게 되면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는 대신 한국어가 외국어처럼 서툴게 되는 이치다. 


그렇기에 영어를 외국어로 학습하게 되면 '지적능력'(brain power)을 키울 수도 있게 된다.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게 되니까 말이다.

 

쉬운 표현이라도 원어민은 자신들의 언어문화로 쉽게 이해하지만 외국인은 다르다. 개별 단어는 다 아는데도 전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사전적 어의(語義)만이 아닌 그 언어의 문화적 맥락(context)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 '낙하산 인사'가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 사람이면 그 말의 뜻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영어에도 그런 의미를 담는 여러 단어가 있다.  


'정실주의'를 포괄적으로 의미하는 . 'cronyism'  'nepotism'  'favouritism'이나 인사행정에서 '엽관제'라고 하는 'spoil system'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은 '특정인에 대한 편애나 차별 대우'를 지칭하는 전문용어다.  


인터넷 자료에 의하면 '낙하산 인사''high-handed personnel administration'(강압적인 인사행정)이나 직역을 해 'parachute appointment'(낙하산 임명)로 설명한다.  


국내에서 발행되는 영자지에서는 'parachute appointment - political appointment of ex-politicians and ex-bureaucrats into public and private corporations'(낙하산 인사 - 공공과 민간 기업에 전직 정치인이나 전직 관료를 정치적으로 임명하는 것)로 풀어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집단'을 뜻하는 'conglomerate'가 있음에도 고유명사처럼 되어 있는 '재벌''Chaebol'로 직역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해와 배경 집단의 비공식 네트워크 


우리말의 낙하산 인사라는 어의에 가장 적합한 영어식 표현 'jobs for the boys'라고 할 수 있다. 그 뜻을 달리 보자면 '자기 사람 챙기기'라 할 수 있다. 

이 말에 대해 영국의 콜린스 영어사전(Collins English Dictionary)은 두 가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1) appointment of one's supporters to posts, without reference to their qualifications or ability (자격이나 능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특정 직책에 임명하는 것) 


2) appointments given to or created for allies and  favourites 

(측근들이나 또는 우호적인 사람들을 임명하거나 그들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 


이 표현에서 'the boys'라는 말은 '공통의 이익과 배경을 나누는 특정 그룹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원래 이 말은 영국의 계급제도에서 특정 학연, 혈연, 지연 등 상류층에 속한 사람들의 사회적 결속을 의미하는 'old boys network'에서 유래되었다. 


영국의 특수 공립학교 출신들이 권력과 특전을 독점하던 폐쇄적 집단의 사람들(old boys) 끼리의 유대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조선시대 양반과 같은 계급이랄까. 영국에서는 그런 상류계급의 정서가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것은 비단 영국만이 아니다. 어느 사회나 그 나름의 특별 계층이나 계급은 존재하기 나름이다. 한국사회도 각가지 연고나 친분을 바탕으로 특정 그룹 사람들이 사회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jobs for the boys'라는 말은 영국에서는 20세기가 훨씬 지나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에 미국에서는 이 말이 널리 사용된 기록이 나온다. 사실 이 말은 세계 1차, 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 슬로건으로 쓰일 때는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세계대전을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 전역하는 장병들에게 국민적 환영과 감사를 표시하면서 사용한 캐치프레이즈였다. 


1918년 미국의 유나이티드 일루미네이팅이라는 기업은 이 표현을 활용해 다음과 같은 파격적인 광고문구로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어두운 생각을 떨쳐 버리십시오!
재건의 시대에 사업을 일으키고
자신감과 밝은 희망을
만들어 갑시다.
우리는 고국에 돌아오는
군 장병 여러분들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들(new jobs for the boys in the Service)을
만드는 것을 돕겠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문화가 변화하듯 언어의 쓰임새도 달라진다. 어쨌든 지금 'jobs for the boys'는 우리식의 낙하산 인사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 참고자료 : Collins English Dictionary, The Phrase Fi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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