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브런치 스토리 팝업 스토어에서 가져온 글쓰기 주제 중
[추억]에 대해 나누려고 합니다.
DAY1 기억 속 가장 첫 번째 추억
어린 시절 사진으로 남아있는 장면의 기억인지
실제 내가 경험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인지
헷갈리는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나는 그 상황이 기억 안 나지만
사진으로 봐서 기억에 남은 건 온전한 경험에 의한 추억은 아니겠지?
그래서 사진이나 다른 매체를 통하지 않고
오롯이 나의 머릿속에 남은 기억으로만
나의 추억을 찾아보았다.
나는 5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어렸을 때 외동딸로 5살까지 자라온 나에게
남동생의 탄생은 마냥 기쁜 선물과 같지 않았다.
모든 관심과 사랑을 혼자 받다가
그 사랑이 남동생에게 집중되자
나는 동생을 질투했었다.
하나의 에피소드는
내가 누워있는 동생의 배꼽을 깨물었다.
얼마나 질투가 났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돌 지난 아기 배꼽을 깨물었을까?
6살의 나는 참...!!
그래도,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 (나는 내편 ㅎㅎ)
다른 것들은 기억 안 나지만,
이것은 분명히 기억이 난다.
그리고 초, 중, 고 학창 시절을 거치며
동생과 항상 다투었다.
엄마는
"다섯 살이나 많은 누나가 참아야지."
"네가 고등학생인데 초등학생 동생이랑 똑같이 싸우면 되겠니?"
라며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데 그만 싸우라고 말하셨다.
싸웠던 이유는
TV 채널 누가 보고 싶은 것 볼건지
혹은
컴퓨터 자기가 쓰겠다고 싸우거나
심지어
반찬 맛있는 거 더 먹겠다고 싸운 적도 있었다.
정말 사사로운 이유였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조금 양보하고
그렇게 지냈을 텐데
누나였으면서
동생을 아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
서로 집을 나와 따로 살게 되고
가끔 만나면 술을 마시며 삶을 이야기 나누다
가까워지게 되었다.
특히 결정적으로 친해진 건
내가 직장 생활할 때, 취업 준비하던 동생이랑 같이 살았던 때이다.
그때 서로 저녁을 먹고 나가서 동네 공원의 운동기구에서 운동하고
장을 보며
"맥주 이만큼이면 일주일은 먹겠지?"
하고 사 왔던 맥주를 당일에 둘이서 다 마셨던 추억.
요리를 못하는 내가
나름 동생 생일이나 무슨 날이라고 요리해주면
동생은 뭔가 맛있다고는 했는데 표정이 좋지 않았다.
몇 년 뒤, 누나는 그냥 요리하지 말라고 (ㅋㅋㅋ)
사 먹으라던 동생...
그렇게 싸우던 우리는
서서히 가까워졌다.
그리고 내가 2019년 정말 인생에서 크게 힘든 일이 있었다.
막막하고
부모님께는 설명 못 드릴 어려움..
그때 먼저 찾아간 게
남동생이었다.
그때는 서로 취업하고 직장이 멀어져 따로 살고 있었는데
동생 직장 앞에 찾아갔다.
동생 회사 앞 카페에서
내 이야기를 듣던 동생은 답답했던지
"누나, 잠시만 나가서 담배 한 대만 피고 올게."라며 카페에서 나가서 담배를 폈다.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동생이 처음으로 담배 피운 것을 알린 날이다.
1층 카페 유리창 밖으로 보이던
남동생의 담배 피우는 뒷모습
정말 화가 나고 욕이 나오는데
꾹꾹 눌러 참고
나가서 담배 피우던 뒷모습
누구보다도
내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눈물 흘리고 있었을 뒷모습
그 뒷모습이
이젠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일과 관련된 기억이
처음엔
불쑥 떠오르면
가슴 한 켠이 답답하고
눈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렸다면
이제는
'그랬었지..'
라며
어쩌다 눈물 한 방울 흘릴 정도로
희미해지고
아픔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옅어졌다.
나의 어려운 상황은
시간은 걸렸지만
남동생과 동생의 친구들, 내 친구들까지 힘을 합쳐 나를 도와주어서
모든 상황이 잘 마무리되었다.
어려운 상황임을 부모님께 알리러 부모님 댁에 내려갔을 때,
엄마께(아빠께도)
남동생을 낳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너무나 큰 힘이 되어주었기에.
어렸을 때 그렇게 사이가 나빴던 우리 남매는
성장하면서
서서히
서로에게 존재만으로 든든한 가족이 되었다.
지금은 보고 싶어도 서로 사는 게 워낙 바빠서 자주 못 본다.
가끔 후회되는 건
성인이 되어서 둘이 같이 살았을 때
좀 더 맛있는 것 많이 해주고 보낼걸...
사실 맛있는 거 잘 먹고 잘 자고.. 그게 우리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동생이랑 가끔 전화해서 그때 이야기를 하면
누나는 그때도 충분히 잘해줬다고 말한다.
나보다 어려서 언제 대학 가고 언제 취업하나 걱정했던 동생이
어느새 불쑥 자라고 생각이 깊어져
대화를 하다 보면 내가 더 배우게 된다.
우리 반 학생들에게도
언니 오빠 (형 누나) 동생으로부터 상처받은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럴 땐
나의 경험도 이야기해 주고.
그러면서
나중에 크면 친구보다 더 큰 힘이 되어줄 거라고.
(지금은 아니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면
우리 학생들도
'선생님도 그럴 때가 있었구나..' 라며
자신의 상황을 잘 넘기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너무나 싸우는 자매, 남매, 형제를 자녀로 두신 분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보시면 좋겠다.
키우는 순간은 힘들지만,
크고 나면
그 둘은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테니.
부모님, 남동생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헬슈리 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