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내부 공사

by 승환

나의 철학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내가 나의 철학을 언어화 한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23년도까지는 그저 나의 방에 이것저것을 다 때려 넣고, 정리도 하지 않아 남들이 보기엔 그저 이해하지 못할 난장판에 불과했지만, 나는 그 속에서 나름의 질서를 유지했었다.


아마도 그 시절의 내 머릿속을 방에 그대로 옮겨 놓는다면, 나의 사랑스러운 어머니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한껏 찌그러뜨려 한순간에 야차의 그것과 포성과도 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이게 사람 사는 방이냐? 아니면 돼지우리이냐! 좀 치워라!”


나는 아마도 능글맞은 표정으로


“같은 방을 보는데 어머니의 마음은 혼란하고, 제 마음은 평안한 걸로 보아 진정 혼란한 것은 어머니의 마음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고 받아쳤을 것이고, 어머니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에 현실에서 눈을 돌려 피안을 찾으셨을 것이다.

24년도부터 나는 그 방(머릿속)을 치우기로 했다.
이불을 정리하고, 책상과 책장에 말 그대로 “쑤셔 박혀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분류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각도를 맞추어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는 26년도, 아직도 그 정리는 끝나지 않았다.
분명 치우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건 뭐 군대 제설작업도 아니고 뒤를 돌아서면 또 새로운 문젯거리가 나를 반긴다.
문젯거리가 새끼를 친다는 표현이 아주 딱 맞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시간은 성장을 자동으로 가져와 주지는 않지만, 삶이란 배를 부수려는 파도를 끊임없이 뚫고 지나가야 하는 것처럼 자꾸 새로운 문제가 터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뭐, 덕분에 나의 철학은 2년의 기간 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룩했다.
마치 산업혁명처럼!
부작용도 많은 것이 아주 산업혁명이라는 비유에 꼭 들어맞는다.

이제와 되돌아보며 정리한 것이지만, 나는
사회의 가르침과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한 불일치,
자기기만에 대한 혐오,
파괴에서 끝나지 않고 무엇인가를 건져내려는 습성
을 나의 철학의 연료로 삼았었다.
이것들은 나 스스로를 태우는 연료들이다. 그리고 연소방식은 광기였고, 결국 나는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의 살을 잘라먹은 셈이다.

그러다 뭐… 한 달? 전에 결국 버티다 못해서 터졌죠?
어떻게 정신은 버틸만한데 몸뚱어리가 못 버티고 강제종료를 시키데?

그래서 요즘은 그 광기라는 놈과 좀 거리를 두고 있다.
질 나쁜데 돈 좀 벌게 해주는 친구와 좀 멀어지는 느낌으로

뭔가 미친 황소처럼 대뜸 들이받다가, 이제 와서 좀 사람답게 행동하려 하니 도파민 디톡스 하는 것처럼 지루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만이 이해할 수 있던 철학에서 조금 더 ‘설명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방법은,
나도 아직 모른다. 내부 인테리어 공사 중이니까 공개는 다음으로 미루겠다.
처음부터 말했잖나? 내 철학은 어디에 있느냐고ㅋㅋㅋㅋㅋㅋ
진짜 몰라서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