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쓸데없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며 살았다
곧 천만 감독이 될 것 같은 장항준 감독과 그의 아내인 김은희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너무 좋아서 유튜브에서 이것 저것 찾아보다 보니 그들이 참 좋아졌다.
장항준 감독의 이번 영화를 보기 전에 나는 그를 잘 몰랐다. 찾아보니 꽤 많은 작품을 했다. 나의 그의 작품 중 '라이터를 켜라'를 봤고 그가 각본을 쓴 '박봉곤 가출사건'도 봤다.
내용은 기억이 희미한데 이제 시간이 많으니 그의 작품을 하나 하나 볼 생각이다.
김은희 작가의 작품 '싸인'도 재미있게 봤는데 김은희 작가도 좋아지니 천천히 한편 한편 봐야겠다.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를 막 찾아 보다 보니 그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참 좋다.
그래서 좋은 글을 쓰고 좋은 영화를 만들었나 보다.
신혼 때 너무 가난했지만 여름방학처럼 즐거웠다는 이야기, 특히 손님이 오기로 했는데 가스가 중단되었다는 고지문을 보고 아 '부르스타(가스버너)'가 있지 했다는 이야기에 나는 깜짝 놀랐다. 저렇게 긍정적일 수 있다니...가스가 끊겨서 찬물로 장항준 감독이 샤워를 하면서 '차가워'를 연발하니 김은희 작가가 '씻지마 씻지마' 했다는 이야기..
나는 아마 손님이 오기로 했는데 가스가 끊겼다면 절망하고 화가 엄청 났을 거다.
물론 가스가 끊기게 살지도 않았겠지.
가스가 끊길 정도로 가난하고, 쌀이 떨어져 걱정해야 했던 그 시절을 여름방학 같았던 시간이었다고 추억하는 그들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부럽다.
나는 쓸데없이 걱정을 많이 하고 오지 않을 어려움과 불행에 대비하느라 너무 치열하고 힘들게 살았다.
열아홉 살부터 생계를 위해 돈을 벌고,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키우고,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 대학원 과정을 공부했다.
저녁 시간에도 일을 하는 날이 많았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날들이 많았다.
일하는 동안에는 걱정이 많아 늘 경직되고 긴장했고 그래서 늘 목과 어깨가 아팠다.
이제 은퇴를 하여 실업급여를 받으며 쉬고 있고 남편의 은퇴 자금과 연금, 그리고 내 노후를 대비하여 가지고 있는 내 저축이 있는데도 나는 계속 걱정을 하고 산다.
다시 생계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생활이 어려워져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내 인생에서 가스가 끊길 일은 없을텐데...
겨울방학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자꾸 개학 준비를 하며 걱정하는 아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