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형편없게 보였던 데뷔작의 반란

CONCEPT 손자병법_작은 것의 화려한 반란

by dkb 하우스

> CASE3: 형편없게 보였던 데뷔작의 반란


[Overview] 기존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거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브리콜라주(Bricolage)입니다. 냉장고에 남은 몇 가지 재료가 요리가 되고 도마가 플레이팅이 되어 근사한 요리로 변신하는 것처럼, 브리콜라주는 부족한 것을 모아 가능한 방법을 찾으면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의 진공관 라디오는 음질이 우수한 만큼 부피가 크고 고가의 제품이라 거실에서 가족이 함께 들어야 했습니다. 신세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대로 즐긴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던 그 때 소니가 최초로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출시합니다. 저렴하고 작은 사이즈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음질이 형편없어 기존의 브랜드와 고객들에게는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고가의 진공관 라디오를 살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소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당시에 유행하기 시작하던 로큰롤을 마음껏 듣고 즐기기에 충분한 성능이었습니다. 이렇게, 형편없는 음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가지고 신생 기업 소니가 성장하면서 미국 시장을 점위하게 됩니다. 소니에 자신들의 텃밭을 넘겨준 기존의 브랜드들은 하이엔드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더욱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흐른 후 아이폰이 출시됩니다. 아이폰은 혁신을 지향하면서도 동영상 촬영도 안되는 낮은 성능의 카메라가 장착되었습니다. 카메라 메이커는 스마트폰의 대수롭지 않은 기능으로 취급하지만 젊은 아이폰 사용자들은 부족한 성능에도 늘 휴대가 가능하고 언제든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할 수 있는 것에 열광하게 됩니다. 오히려 부족한 카메라 화소가 스마트폰의 사용을 손쉽게 만들었습니다. 부가기능 정도에 불과하게 여겼던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면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생태계를 새롭게 바꾸어 버립니다. 새로운 가치는 최고 경지의 기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사용자 관점과 경쟁에서 살짝 방향만 바꾸어도 쉽게 찾을 수 있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Mirror_Houses_back_day_pool-2 (1).jpg [The Mirror Houses by Peter Pichler] 새로운 가치는 최고 경지의 기술이 아닌 기존의 사용자 관점과 경쟁에서 살짝 방향만 바꿔도 찾을 수 있다


> CASE4: 넷플릭스, 구독서비스와 컨텐츠로 일군 시너지


[Overview]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은 숨어있는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 흩어져 있는 연관된 점들을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연결시키면 별자리가 만들어지듯 피카소의 추상화를 감상하며 심오한 원리를 찾아가듯 소비자 사이에 차곡히 숨어 있는 연결점을 찾는 것으로 새로운 변화, 새로운 유형,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1997년 비디오와 DVD 대여업의 최강자 블록버스트가 9,100개의 대여점을 가지고 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을 때 새로운 경쟁자인 넷플릭스가 등장합니다. 리드 헤이스팅스(Wilmot Reed Hastings, 1960년~)는 비디오 대리점이 집에서 멀어 반납이 불편하고 과도한 연체료가 발생하는데 불만을 느끼고 월 정액제의 우편반납 시스템을 새롭게 제안합니다. 소비자들이 연체료 부담 없이 영화 선택에 조언도 받으며 다양한 비디오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넷플릭스 월 정액제가 인기를 얻으면서 2000년 초에는 서비스 가입자 수가 30만 명에 달하게 됩니다. 그러다, 닷컴 버블로 넷플릭스가 추가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 부딪힙니다. 넷플릭스는 인수를 통해 구독서비스를 판매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블록버스트에 제안하지만 거절 당하면서 희비가 교차하게 됩니다. 블록버스트는 필요하다면 월 정액제를 자체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시기를 놓치면서 2010년 파산신청을 하며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넷플릭스는 주식시장에 상장되던 해인 2002년에는 가입자 수가 100만명, 2020년에는 2억명을 돌파합니다. 그 배경에는 넷플릭스가 플랫폼 서비스만으로는 추가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직접 컨텐츠 제작하여 플랫폼에 시너지를 더했기 때문입니다. 넷플렉스가 자체 제작한 House of cards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구독자 수와 컨텐츠 소비의 증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작은 니즈였던 ‘40달러 연체료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 넷플릭스가 일으킨 변화와 그 파장은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house-of-cards-season-7.jpg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은 소비자 사이에 차곡히 숨어 있는 연결점을 찾는 것으로 새로운 변화와 기회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