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혹

오늘은 영화 이야기가 아닌 혹을 떼어내는 사소한 이야기를 해보자

by 엠삼

(전)

당신 앞에서 난도질 당하는 케익이 될까 무섭습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모든 사람을 당신의 케익으로 만드니까요.

제가 아프지 않기 위해 하나의 묘수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대도 저의 케익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그것을 포기하였습니다.

케익을 자르려니 무서워 졌습니다.

차라리 아프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또는 당신의 접시 위엔 제 케익을 다 놓아주기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케익일 수 밖에 없는 것인가요?


(후)

나의 작은 마음에서 나오는 아주 작은 열등감들이

부서진 유리조각 마냥 내 마음을 돌아다니면서 마구 베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는 나의 마음속에서 그들을 재단하고 심판하는 일이야.

그건 너무 조악하고 비열한 짓이지.


어렵게 결정한 방법으로 남몰래 하수구에 버려.

물에 흘려 내보내면서도 나는 걱정을 해.

이 조각이 누굴 해치지 않을까.

그러면서 나는 모른척 그걸 또 흘려보내.

모른척 버리지 않으면 나는 또 베여.

아프잖아.


혹을 떼려다 혹이 붙어버린 욕심쟁이 혹부리 영감 이야기 알지.

그래도 나는 혹이 떼어졌으면 좋겠어.

아주 작은 혹인데 너무 성가셔.

세상은 나더러 혹이 있는 모습도 사랑해주래. 그게 너라고.

그런데 그런 내 모습이 너무 못생겼는걸.


오늘은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이 혹을 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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