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입니다.
하늘이 유독 파랗고 아침에 보이는 하얀 달이 말갛게 뜨는 날이 오면, 코끝에 차가운 바람이 어김없이 스칩니다. 이런 날일수록 사람들은 온기를 찾아 떠납니다. 거리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덮인 트리가 서서히 놓이고 있고, 사람들은 캐롤과 함께 설레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이날은, 누군가에게는 기다려 온 구세주의 탄생 날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날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쪼록 기분이 썩 나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죠.
기분이 나빴던 과거의 고등학교 1학년 저는, 당시 크리스마스에 커플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였던 극장에 걸린 영화를 연달아 조조영화부터 저녁 시간까지 3개를 예매했더랍니다. 친구 세 명과 합심하여 제일 좋은 뒷자리를 서로의 사이를 비워둔 채로 한 칸, 한 칸씩 건너서 말입니다. 커플들은 좋은 자리를 예매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 사이에 비워둔 이 좋은 자리는 크리스마스에 혼자 영화 보러 온 사람에게 온기를 나눠주기 위해 마련했거든요. (사실은 그들을 질투해서 하게 된 철없는 장난이 맞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이벤트를 야심 차게 준비했지만, 안타깝게도 저희 사이에서 온기를 받아 간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마 그들은 집에서 혼자 케빈과 함께 보냈을 겁니다. 혹은 해리포터거나. (혹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영화일겁니다.)
아! 잘 압니다. 그들과 동족인, 그러니까 집순이인 제가 모를 리가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벽난로 불을 보며 멍을 때릴 수 있는 영상과 보일러의 조합으로 크리스마스를 나는 편입니다. 네. 말 그대로 시각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온기를 채우는 방식이죠. 분명 명확한 해결책으로 문제를 해결했는데 마음은 참 시립니다. 무릇 궁금해집니다. 이런 마음의 추움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그리고 이 마음은 어떻게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걸까요? 거리에 수많은 연인처럼 반쪽을 만나면 정말로 해결되는 걸까요? 앞으로 제게 떠오른 이 의문들을 크리스마스에 자주 방영되고 찾아지는 영화들을 통해 분석해 보겠습니다. 어쩌면, 여러 크리스마스 영화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질문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해답을 찾을 수 있길. 이 분석의 끝에서 제 마음의 시림에도 온기가 찾아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