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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일 Jun 06. 2024

오늘도 실패하러 갑니다.

내가 성공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지나가다 보이는 공터에 부대찌개 식당을 열면 성공할 거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아, 저 위치에 부대찌개 식당 하나 차리면 진짜 대박 나는 건데..." 이런 소리를 하고 있노라면 주변 사람들은 굉장히 뜬금없는 걸 들었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곤 한다. 뜬금없는 것 맞다.


 어쨌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부대찌개가 주제는 아니었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는 것이다. '아, 진짜 이 아이템 사람들 수요가 있는 아이템일 텐데, 이거 하면 대박 난다' 물론, 대박 난 적은 없다. 항상 시대의 흐름을 앞서 읽는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완벽한 메이저 감성이 아니었고, 세상 또한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항상 될 거라고 믿었지만 지내다 보면 정말 많은 실패를 한다. 사업 한정이 아니다. 취업, 연애, 인간관계, 투자 등등. 어렸을 적 나는 성격이 굉장히 급하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이었다. 눈앞에 즉각 보이는 성과가 아니면 만족을 못 했다. 실패를 한 번이라도 하면 세상이 나에게 빨간색 색연필로 X자를 직직 긋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 후로 나는 무엇을 하든 우공이산 전략으로 나가기로 했다. 취업준비생 때는 이력서를 정말 많이 쓰려고 했었다. 원래는 500번 시도를 목표로 했었는데, 다행이 30번째에서 몇 군데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나는 그 전까지 계속 실패했었다. 자소서에서 탈락하고 1차 면접에서 탈락하는가 하면 인적성 검사 때 매우 그렇다와 매우 아니다를 거꾸로 작성해 탈락한 적도 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시대의 흐름과 나는 그렇게 잘 맞닿아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는 걸. 그래서 하루라도 더 일찍 실패하려고 노력한다. 어렸을 때는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거나, 실패 후 멘탈이 완전히 갈려 나갔다면 지금은 미리 한 번이라도 더 실패하려고 노력한다. 실패를 하나 더 지울수록 성공에 가까워질 테니까.


 물론 지금도 깨지면 아프다. 또 실패하고 있노라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가끔 들고, 나의 오랜 노력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면 그 스트레스에 며칠 앓아눕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 후에는 항상 느끼게 된다. 초기에 확신에 차서 했었던 시도는 나의 첫 번째 자소설처럼 다시 보면 너무 부끄럽고 부족했었다. 그리고 그만큼 먼 거리를 나는 열심히 뛰어와서 결국 이뤄낸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성공에 하루라도 더 빨리 가까워지기 위해 실패하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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