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가 만들어지는 순간
옛날 어릴 적
할머니 집 바로 뒤는 대나무밭이 무성하니
밤만 되면 대나무 잎들이 바람과 밤새
못다 한 이야기를 했다
때론 속삭이듯
때론 한쪽이 화가 난 듯
커다란
대화 소리가 무서워 밤새 잠을 잘 수 없었다
할머니,
대나무 숲에 호랑이도 살아?
겨울에 이따금 눈이 많이 내릴 때면 한 번씩 내려왔대
누가 봤데?
여기 마을에 호랑이를 봤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데
무성한 대나무 숲 사이
호랑이의 두 눈이 그려졌다
대나무는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준
눈이 오면 한 번씩 내려왔다는
그 호랑이를 생각나게 한다
겨울이 쌀쌀한 공기에 실려 점점 가까워질 땐
대나무와 바람 소리에―
여백을 찾을 수 없던
크고 작은 이야기 소리가 귓가를
맴돌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