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시즈닝
오늘 내가 일하는 곳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아주 귀엽고 당황스러우며 안타까운 그런 일이.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말하고 다녀온 후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려 하는데
긴 복도의 안쪽 작은 쉼터 같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살짝 가까이 다가가는데
이를 본 동료가 나를 불렀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멈췄고
"고양이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동료의 말에
엥? 하고 고개를 돌렸다.
정말 고양이가 있었다.
주황색과 검은색이 반반씩 섞인 고양이.
제 집인 양 쉼터 의자 위에 올라가
우아한 자세로 털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나는 그 녀석의 태도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내가 일하는 곳은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기도 하고
그중 고양이를 싫어한다거나
아르레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에
어떡해야 하나 싶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야옹" 하고 울며
내 곁으로 다가왔다.
사람의 손이 익숙한 건지
아니면 생존 본능인 건지
경계 한번 하지 않고
다가왔다.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싶었으나
"어서 일하러 가시죠 "라는 동료의 말에
아쉽게도 그냥 돌아갔다.
나는 가면서
"내가 퇴근할 때까지 여기 있으면 같이 나가자"
라고 말하며 돌아갔다.
가는 내내 눈에 밟혔다.
일하는 내내 머릿속을 지배하던
그 고양이는 결국 내가 퇴근하기도 전에
목덜미를 누군가에게 붙잡혀 가는 신세가 되었다.
좀 더 살살, 안아주며 가지라고
생각했다.
얼핏 봐서 확실하진 않지만
그 고양이는 엄마인 것 같았다.
아직 살짝이지만 배가 나와 있었고
밖에 비가 오고 추우니 우연찮게
어딘가 열린 문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길들여졌다
인간으로 인해 길 위에 선 작은 생명들.
생명은 누구든 무엇이든 소중하기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해 주길.
음식의 맛을 더 좋게 해주는 시즈닝처럼
오늘처럼 뜻하지 않게 일어난 작은 해프닝이
당신의 인생에 풍미를 더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