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2
얼마 만에 보는 저녁노을일까.
마감이 아닌 오픈, 퇴근하는 나는
정말 기분이 끝내줬다.
조금 일찍 끝난 탓에 아직 날 데려오기로 한
아버지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버지, 나 끝났어."
"알았어, 갈게."
"항상 기다리던 곳에서 기다릴게."
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끝났다.
몇 분 뒤,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확인해 보니 아버지였다.
"아버지, 왜요?"
"오늘 치킨 먹지 않을래?"
그 말을 듣고 나는 생각에 잠겼다.
어머니도 먹고 싶다고 하셔서
치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종류는 분명 다르다.
어머니는 양념치킨
아버지는 옛날 치킨.
"좋아, 먹을래."
"그럼, 주문해 놔."
전화를 끊자마자 치킨 집 번호를 검색하고
위치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주문을 마치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조금 기다리니 아버지의 차가 저 멀리서
오는 것이 보였고 내 앞에 멈춰 서자
나는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나를 태운 차는 쏜살같이 치킨집으로 향했다.
미리 주문해 놓은 덕분인지
바로 나와 있었고
가지고 나와 트렁크에 넣었다.
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치킨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정말 막 튀겨 나와 따뜻했고
봉지 사이로 냄새가 아주 최고였다.
분명 트렁크에 넣었음에도 아주 조금 내가 타 있는 앞 좌석까지
냄새가 났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뱃속은 아주 난리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그냥 내팽개치고
간단하게 손만 씻은 뒤 바로 식탁 위에 앉아
치킨 한 마리를 꺼냈다.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따뜻했고
껍질로 바삭했다.
튀김옷이 별로 없는 것도 좋았다.
닭다리를 하나 집어 입 안으로 넣었다.
고기의 육즙과 껍질의 바삭함이 만나
황홀했다.
맥주만 있었으면 최곤데.
내일 또 출근이라 안된다.
(사실 술 잘 못 마신다.)
그다음부터 어떻게 먹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허겁지겁 먹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배가 꽈악 차 있다.
크기는 작긴 했지만 한 마리를 먹었는데
만족감이 아주 크다.
역시, 치킨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어.
만족, 아주 대만족.
뜻하지 않는 제안 속 행복을 찾았다.
오늘 정말 최고인 것 같다.
나에게 찾아온 뜻밖의 행운이 당신에게도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