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출근하기 전날, 핸드폰으로 카톡이 왔다.
가족 단톡방에 올려진 말 한마디.
"오늘 치킨 먹을래?"
어머니의 메시지였다.
평소 야식을 잘 드시지도 않고 찾지도 않은 어머니께서
그런 말을 꺼내신 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정말 너무 바쁜 일 때문에 밥 먹을 시간도 없어
엄청 배고프시거나
둘째, 무지무지 그 음식을 먹고 싶을 때뿐이다.
동생이랑 나랑 토론에 들어갔다.
동생의 대답은 "나야, 좋지."로 늘 똑같았지만
나도 오랜만에 치킨이 먹고 싶어져
"그래, 좋아."라는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선 기다렸다.
어머니의"주문해"라는 대답이 떨어지기 전까지
계속 핸드폰을 보며 인내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답을 오지 않았고
온갖 이유들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
현관문이 열리며 어머니께서 들어오셨다.
양손에는 치킨 봉투를 들고 계셨다.
평소라면 내게 미리 주문해 놓으라고 연락을 해주셨지만
이번에는 직접 주문하시고 찾아오신 것 같았다.
자그마한 상을 펴고 그 위로 치킨 박스를 꺼내 올렸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어 따뜻했고
새콤달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유혹하는 야식 한 상이 차려졌다.
각자 접시 위로 먹고 싶은 것을 먼저 먹으며
텔레비전을 봤다.
우리 집은 기본 2마리이며 동생이랑 나는 닭다리살을 좋아했기에
누가 먼저 먹나를 경쟁했다.
나는 나중에 먹는 편이어서 내 몫의 닭다리가 남아 있는지 체크했다.
양념치킨, 후라이드치킨 한 조각씩 집어 먹으며
텔레비전으로 눈길이 향했다.
양념 치킨은 케첩이 들어간 것처럼 시큼하고 그 특유의 맛이 나지 않아 좋았고
후라이드는 적당한 튀김옷에
한입 깨물면 바삭하는 소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한 두 조각씩 집어 먹다 보니 식욕이 폭발해
나도 모르게 무진장 집어 먹었다.
정신이 들었을 땐 배불러 쓰러지는 줄 알았다.
접시 위엔 치킨 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콜라로 입가심한 뒤 다 먹은 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먹을 땐 좋았는데 치우려고 하니
너무 귀찮았다.
꾸역꾸역 정리를 마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피곤은 한데 배가 너무 불러 잠을 못 자고 있다.
젠장, 적당히 먹었어야 했는데.
여러분들은 부디 욕심내지 마시길.
한밤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의지력,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큰일 났다, 내일 출근인데.
다들 나처럼 음식 앞에서 미련곰탱이가 되지 말길.
나는 오늘도 몸소 깨달았다.
부디 꿀잠 잘 수 있게 기도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