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미학

샤부샤부

by 길여우

소문으로만 듣던 새로 생긴 무한리필 샤부샤부 식당에 갔다.

육수를 선택,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육수에 넣을 채소와 버섯, 고기를 가지러 갔다.

가지러 가는 길에 샐러드바에 여러 음식들이 놓여 있었고

슬쩍 보며 어느 위치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눈으로 스캔했다.

돌아와 보니 지라에 주문한 육수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채소 투하!

채수가 우러나기 시작할 때 고기를 마구마구 넣었다.

고기와 채소, 육수가 어우러져 바글바글 소리를 내며

한 냄비 안에 사이좋게 있었다.

고기가 익자, 서로 접시 위에 나눠 먹었고

샐러드바에서 요깃거리를 한 두 번 가져와 먹자 배부르기

시작했다.

배를 빵빵하게 채우고 나왔으나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로.

숙주, 버섯, 고기 등 샤브 재료들을 사놓고

집에 있는지도 몰랐던 인덕션을 꺼내

식탁 위에 세팅했다.

육수는 코인 육수와 물을 적정량 섞어 사용했다.

냄비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기다란 냄비 안 육수에서 기포가 올라오자

채소부터 왕창 넣고 조금 기다리다가

고기도 엄청 많이 넣었다.

너무 행복했다.

내가 부자가 된 느낌.

눈치 안 보고 먹어도 되니 너무 좋았다.

물론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가족끼리 한 식탁에 앉아

서로 퍼주고 덜어주며

오손도손 음식을 나누다 보니

왠지 가슴 한편이 울컥했다.

푸짐하게 펼쳐진 한 상 위로

오가는 이야기들.

정말 오래간만에 우리 가족 완성체가 된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정말 사소하고 너무 작은 것일 수도 있지만

음식은 다 같이 나눠 먹어야 맛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내 배만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닌 마음이 배부르고

가족들의 웃음을 보니 몽글몽글해졌다.

나눔은 비우는 것이 아닌 마음을 채우는 것이고

나눔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오늘도 난 식탁 앞에서

인생에 대해 한 수 배웠다.

나의 나눔에 당신의 마음속 따스함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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