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웃음소리

블루베리 머핀

by 길여우

정확히 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냉동고에 있던 먹지 않은 냉동 블루베리를

보고 머핀을 만들어 보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몇 번 만들기 위해 재료를 준비했지만

결국 다시 다 제자리로 돌아갔다.

기억하는가?

내 마인드이자 규칙.

시간이 괜찮고 만들고 싶을 때

딱 한 가지에 집중해서 즐겁게 만들 것.

시간은 괜찮았지만 마음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 차례 준비해 놓은 재료들을 원상복귀 시켰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냉장실 한편에 작은 팩에 담겨 있던 생 블루베리를 보고

지금이다 싶어 필요한 재료들을 다 꺼내고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괜찮은 레시피가 있어 그 레시피대로 재료를 준비하고

계량한 다음 한 곳에 모아 두었다.

내가 본 레시피는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휘퍼를 이용해 버터 속에 공기를 넣어

부드러운 마요네즈 질감으로 풀어주는데

이를 크림법이라고 배웠던 것 같다.

풀어준 버터에 설탕을 넣고 가볍게 섞다가

댤걀을 넣어 조금씩 설탕을 녹여 주는데

달걀흰자의 수분을 이용한다.

완전히 반죽이 하나가 되면 그때 가루류를 넣어 주고

섞다가 잘 섞이지 않거나 뻑뻑하면 우유를 조금씩 차례로

넣어준다. 그러고 판에 반죽을 짜 구우면 끝.

나는 이 방법이 잘 되지도 않고 휘퍼로 하는 것도 쉽지 않아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버터를 녹여서 사용하기로 했다.

우유의 역할이 버터가 되는 것이었다.

버터가 녹는 동안 댤걀을 볼에 넣고

설탕과 함께 믹스.

집에 우유가 없어 물과

전에 두바이 쫀득 쿠키를 만들기 위해 사둔

탈지분유를 이용해 맛을 보완했다.

(아직 재료가 남아있으니 두바이 쫀득 쿠키도 올려 보겠다.

언젠가......ㅎㅎ)

달걀+설탕이 섞인 볼에 넣어주고

다시 또다시 반복.

가루류를 체 쳐 넣고 가루가 반죽에

잘 스며들 때까지 젓는다.

그 뒤 녹인 버터를 부어가며 다시 저어준다.

원래 레시피에는 휴지 시간이 없지만

약간 묽은 반죽에 휴지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동안 오븐 예열하고 주변 정리, 설거지를 했다.

청결 중요.

냉장고에서 휴지를 마친 반죽을 꺼내 짤주머니에 담고

일정한 양으로 팬에 짜주었다.

그 위로 블루베리 올리고 구워주면 끝.

걱정했지만 잘 나왔고 맛도 좋았다.

굽기를 마치자마자 어떻게 알았는지 타이밍 맞춰

집에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모들과 삼촌, 조카, 사촌 언니까지.

한 순간에 북적북적 해졌다.

내가 머핀을 구웠다는 것을 알자마자

어머니께서 시식을 권했다.

다들 조금씩 맛보시곤 맛있다, 잘됐네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열기를 조금 식힌 뒤 조카에게도 나눠주었는데

잘 먹었다.

먹고 배시시 웃는데 너무 귀여워서

심장 쿵 떨어지는 줄 알았다.

자꾸자꾸 보고 싶을 정도였다.

사촌 언니의 아이들도 좋아한다기에

남은 것은 언니가 가져갔다.

그 아이들도 내가 만든 머핀을 먹고

웃었으면 좋겠다.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정말 보람 차고 뿌듯하다.

넌 알지 못하겠지.

너의 웃음소리가 나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복인지.

언제까지나 웃길 바래.

나의 노력이 너의 웃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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