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텔레 호수
슬픔이 밀려올 땐 주체할 수 없다.
격정의 파도처럼 나를 삼킨 뒤 훓고 지나가면 다시 좀 잠잠하다.
불쑥 떠오른 묻어두었던 처절한 오래된 슬픔이 심장 밖으로 뚫고 나오는 듯 그때의 표정 공기 소리가 한장의 엽서처럼 서서히 나부껴 내리듯 나의 두손위에 올려지는 기분.
깊은 곳에 있던 슬픔을 남기지 않고 끌어 올려주는 그림.처절한 절규대신 절제된 슬픔이 침묵 속에서 흘러 내리는 눈물이 되게한다.
찬란하기 까지 한 슬픔.아름다움을 가진 소중한 그런 슬픔. 나는 슬픔이 이렇게 다양한 색을 갖고 있는 줄 몰랐다. 너를 두고 해줄수 있는것은 슬픔이 꽉찬 눈물의 기도뿐이다. 너를 부탁하는 기도를 할뿐이다. 너는 울지 않고 나를 안아주듯 말한다. 기억속의 나의 눈물과 슬픔이 다시 연결되어 그자리에 그대로 시간을 건너뛴채 인사를 건낸다. 나는 바로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주체할수 없이 눈물이 터졌다. 딱 그때 그 순간의 목소리로 너는 돌아가 나를 다독였다. 나는 죽을 것 처럼 그냥 한없이 슬펐다.그 슬픔은 혀 천정끝까지 차올라 뇌를 뚫고 올라갈것만 같았다. 시간이 순식간에 단 일초 만에 되돌려 놓을 수 있구나...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멈췄던 시계가 다시 초침이 되어 재깍 거리듯 심장과 함께 뛰었다.
네가 죽고싶어했던 그 상실의 시간들이 나의 눈물로 채워질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너와 나는 이어져 있었고 끊어진 적 없이 초침의 그림자로 길어지고 커져가고 자라나고 오늘을 맞이했다.
그동안 너는 죽고 싶었다.
나는 그동안 살고 싶었다.
우리는 죽지않고 살아서 오늘을 마주하고있다.
나의손은 떨리고 나의 심장은 수도없이 파닥대고 나의 눈물은 멈출것 같지가 않다.
서사가 없는 풍경이 전달하는 침묵의 힘 [케이텔레 호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속에서도 조용하고 깊은 각인을 남겼다.
여러번 갔지만 그날부터 내게 보였던 갤러리의 그림.노를 저어 지나간 자리만 흔적으로 남은 강.살얼음이 생겨난것 같은 강.내마음은 한겨울 얼음강에 비추어진 그 차디찬 아름다움 같다. 나의 가슴은 그러했다.
한번에 들어왔던 그림은 떠나질 않고 머물렀다.
아름다움 이라는 이름으로 한번. 절제된 차가움으로 한번. 얼어있으나 숨쉬고 있으며 잠시 동안 꼼짝없이 그대로 간직한 호흡의 떨림과 살아있고자 하는 붙어 있는 목숨.
가느다란 명주실처럼 고운 숭고함.
뜨거운 눈물을 씻어 내리는 샤워기에서 나온 뜨거운 물줄기. 가만히 숨쉬게 하는 피아노 선율.이 모두가 살아보겠다는 존엄함의 깊은 무의식의 다독임이다.
더이상의 가식도 외식도 위선도 끼어들 수 없고 용납되지 않는 진공상태.
*위에 게재된 그림은 제가 그린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