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이런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하였는데 너무 늦기 전에 (우리가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크게 당하기 전에)써야 하니까 오늘 글을 올려 본다.
무리와 미국의 교육차이는 여러분들이 대게 알고 있다고 생각되어 그런 것들은 생략하고 내 경험위주로 써볼 예정이다.
먼저 미국에 가서 우리 두 아이들을 집에서 내가 수학을 가르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배운 대로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바로 포기하고 말았다. 포기한 이유는 아이들이 수학에 소질이 없거나 한 이유가 아니라 내가 배운 수학이 잘못 배워 그들에게 가르쳐주어서 안된다는 결정이었다. 나는 첫 시간에 배운 대로 구구단을 열심히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려고 노력했고 이걸 외우면 얼마나 수학인생이 잘 풀리는지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암기에 익숙하지 않고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의 개념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내가 아무리 외우라고 말해도 나한테 자기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나에게 가르치려 하여서 오히려 내가 아이들한테 배우는 것 같아서 중지했다. 그때 덧셈 뺄셈은 그런대로 넘어갔으나 곱셈을 가르쳐줄때 아이들은 나에게 곱셈은 덧셈의 연장이고 나눗셈은 뺄셈의 연장이라는 것이었다. 자 여러분들도 한번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가르쳐주었듯이 시험해 보라. 구슬을 한 12개 가지고 곱셈을 3x4(여러 번 구슬을 4개씩 3번 뽑아내고 하나하나 개수를 세면 12개가 된다) 나눗셈은 12/4(4 깨씩 뽑아 보면 4개 뭉치가 3개가 된다)라고 나에게 이야기해서 그때 나는 처음으로 수학은 외우는게 아니라 개념부터 잡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깨닫았다.
한국에 와서 회사에 들어가 인사부도 담당해서 승진시험을 출제한 적이 있다. 나는 평소에 한국에서 문제 내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 미국에서 배운 대로 시험문제를 내 보았다. 우선 Case(지문이 긴 실제 사례)를 문제로 내고 답 쓰는 란 위에는 공식을 다 표시해 놓았다. 이렇게 하면 시험채점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한번 시도해 보았다. 우리나라는 그저 공식 외우는데 신경 쓰고 그 공식을 열심히 응용해서 실제에 어떻게 적용하는 것에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에도 들지 않고 그러한 방법이 틀렸다는 확신하에--- 채점이 끝나고 한 직원이 나에게 고맙단다. 그 공식을 이해도 못하고 외웠는데 그것이 어디에 쓰이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어서 그리고 내가 그것이 미국에서 배운 것이라 하였더니 자기도 그 방법이 맞는 것 같다고 하여서 그래서 그때 내가 쓴 방법이 아주 틀린 방법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미국에서 내가 공부할 때 시험을 볼 때는 항상 X(독립변수)와 Y(종속변수) 그리고 Z(다른 변수)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례를 쭉 열거하고 그것에서 우리는 무엇이 X이고 무엇이 Y이고 무엇이 Z인지 제일 먼저 찾아내야 한다. 그걸 못하면 밑에 미리 열거한 공식에 대입도 못한다. 그 긴 지문을 읽고 거기서 변수를 찾아내는 것은 지금 생각해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가 말하는 갑을(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관계를 빨라 찾아야 우리 인생이 편해지듯이 미국시험에서도 그걸 나에게 묻고 있다. 무엇이 갑이고 무엇이 을인지-- 살아보면 이런 것이 중요할 때가 많지 않은가?
그리고 특히 미국시험은 지문이 길었던 것 같다. 그 길고 긴 지문을 일고 있으면 무엇을 묻는지 끝까지 읽을 때까지 몰라 참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영어가 딸려 힘든데 그 걸 다 읽어야 문제를 아니 중간에 중지할 수도 없고 – 지금 생각해 보니 인생은 단답형(그렇게 우리가 좋아하는 흑백논리로 문제가 풀리면 얼마나 좋은까)이 아니라 논술형이듯이 질문도 그렇게 하고 교수도 채점 시 답이 틀렸어도 중간 과정이 맞으면 별로 감점하지 않고 맞는 답처럼 인정해 준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답이 일단 틀리면 다 틀리다고 보고 점수도 깎고 채점하지 않을까? 인생이 그렇게 정답이 하나 있는 것이 아니듯이 그리고 긴 과정이 결과보다도 더 중요하듯이 시험도 그렇게 채점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 보았다.
우리 아이들 중 하나가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 “ 아빠 미국 아이들 수학 진짜 잘해” 개념을 잡고 공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고 그저 외워서 공부한 사람 차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는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 때 수학 성적이 별로여서 물어본 적이 있다. 왜 다른 한국친구처럼 수학을 잘하지 못하냐고? 그 애 왈 그래도 평균이상이잖아요 영어와 사회점수를 보세요 월등하잖아요!!
미국처럼 예체능도 중요하다. 나는 다행히 한국에서 좋은 고등학교(평준화된 이후에 고등학교로 우리 교장 선생님은 전인교육이라는 교육철학이 뚜렷해 다른 학교와 달리 고등학교 3학년때에도 체육과 음악을 평소 다름없이 수업시키고 보충학습도 없어 방과후에 종로에 가면 우리 학교학생을 제일 많이 만날 수 있었다)를 나와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악기도 하나쯤 잘 연주해서 풍부한 정서를 가져야 하고 그림도 어느 정도 해야 인생을 여러 모습으로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고 체육을 잘해야 미국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나는 우리도 미국처럼 전인교육을 시켰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와 달라서 나는 안도한다. 내가 유학할 때에는 동양학생은 운동도 못하고 수학은 잘하고 영어는 별로이고 – 그런 시대는 빨리 잘 갔고 이번 세대 아이들은 모든 과목을 동일하게 보고 공부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일때가 있어 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