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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쓰파인더 Sep 20. 2023

김시덕 박사님의 <도시야사>

여러 도시를 오가는 공감, 새로운 영역을 만드는 연구자에 대한 닮고픔 

삼프로 티비 채널 중 하나인 <김시덕 박사의 도시야사>를 자주 본다.

문헌 학자인 김시덕 박사님이 도시를 돌아다니고, 역사, 가치, 이야기를 풀어놓는 컨텐츠이다.


몇 가지 점에서 마음을 움직였다. 

김 박사님은 주로 기차를 많이 애용한다. 기차역이 도시의 성격을 바꾼다는 것을 꾸준히 알려준다.

나도 대부분 기차를 탄다. 주로 1호선으로 금정-신창을 오간다. 

서울 이나 세종 출장도 천안아산이나 광명에서 KTX를 타고, 집에 올 때는 서울에서 안양, 조치원에서 수원으로 가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다른 낯선 곳으로 움직일 때 기차가 어디 있을까 찾아보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다. 


지방의 도시라는 곳, KTX만 다니지 않더라. 새마을, 무궁화호가 아주 귀중한 탈 것이더라. 천안이 왜 교통의 요지이고, 천안역이 아산역보다 압도적으로 기차가 많다는 것도 알았다. 사람들은 전국 곳곳에 살며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이곳 저곳을 누빈다는 것을 보고 산다.


몸으로 여러 도시를 만나고 옮겨가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우리는 몸으로 움직이고 몸으로 살아간다.

스마트폰과 사이버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욕구와 필요를 채우지만,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몸으로 해야 한다. 아산의 우리 연구소, 서울 서대문의 경찰청, 세종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요즘 새로 관게를 맺어가는 소방청 등 정부부처, 대전의 과학기술연구기관, 전국에서 함께 일하는 기업과 교수님들을 만나러 간다. 


새로운 도시를 가면 비슷한 듯 색다른 모습을 본다. 그런 이야기를 김시덕 박사님이 풀어주실 때 내가 만난 도시의 인상과 비교하며 재밌었다. '지금은 대서울 시대'라고 말한다. 서울-경기-충청은 이제 서울을 중심으로 출퇴근과 생활권이 묶여있다는 것이다. 공감한다. 나야 말로, 산본에 살며 아산과 서울을 거의 하루에 오가는 일과 아닌가? 그리고 다른 도시 이야기도 움직이며 본 소감과 맞춰가며 색달랐다. '어쩐지 평택은 경기라기 보단 충청도 같았어.' '아하, 서해안이 그런 개발과 단절 역사를 가지고 있구나.', '아산과 천안은 통합 이슈와 서로 다른 생활권이 있군'.  


꾸준한 연구와 이야기를 쌓아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시는 모습도 인상깊었다. 김박사님은 임진왜란을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헌학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도시 문헌학이라는 분야를 발굴해 소개한다. 도시의 이곳 저곳이 어떻게 만들어졌나? 왜 그 사람들은 옮겨갔나? 그 곳을 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를 알리는 몸으로 누비며 사람을 보고 이야기를 엮는 학문이다. <서울선언>이라는 책은 이 분의 도시이야기를 시작한 대중서이다. 자신이 서울과 경기 일대를 오간 개인사와 도시의 역사를 묶여서 피난사, 수탈사 등 현대 역사를 소개했다. 김박사님의 그런 관점을 꾸준히 쌓여서 최근엔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라는 책을 냈다.  부동산의 가치, 개발의 이면, 국방, 환경, 재난 등 여러 지리적 요소가 미치는 원리를 알려주어 좋았다. 


김박사님의 <서울선언>을 보면, 당시 머물던 연구집단에서의 편하지 못한 처지를 토로한다. 언론보도 등으로 볼 때 자신이 원치 않는 인사 처우를 겪었던 듯 하다. 조직원으로서 희망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한 사람의 연구자로서 자기 이야기를 일궈서 대중과 소통하는 책, 영상 컨텐츠, 팀을 운영했다. 나도 그럴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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