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한 줄이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머문다.
단순한 글귀 같지만, 그 속에는 살아본 이들만이 전할 수 있는 진실이 담겨 있다. 나는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살아왔을까. 대답은 선뜻 나오지 않는다. 분명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 속에는 미뤘던 것도 있고 끝내 포기했던 것도 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그것들은 후회보다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람들은 오십이 되면 비슷한 순간을 맞이한다. 꼭 가고 싶다고 했던 여행지를 아직도 가지 못한 채 달력만 넘겨본다든가,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를 배우고 싶었지만 ‘아이들 다 키우고 나서’라는 핑계로 미뤄둔 채 악보 한 장 펼치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기도 한다.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수영이나 요가, 작은 전시회 열기 같은 꿈조차도 “언젠가”라는 말에 갇혀버리기 일쑤다. 또 어떤 이는 가까운 친구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을 끝내 전하지 못해, 멀어진 관계를 돌아보며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이유로 미뤘던 것들이 결국 작은 그늘처럼 남는다.
그래서 지금조차도 내가 원하는 일을 미루고 외면한다면, 훗날 같은 질문 앞에서 또다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 늦었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늦은 게 아니라, 아직 시작할 방법을 찾지 않았을 뿐이다.
사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산다는 건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소소한 바램을 놓치지 않는 일, 오늘 하루 내 마음이 기뻐하는 순간을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예를 들어,
잠깐 짬을 내어 혼자 여행을 떠나보는 것,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을 서점에서 사서 오늘 밤 첫 장을 펼쳐보는 것,
그동안 미뤘던 사진 인화를 해서 앨범을 만들어보는 것, 혹은 오랜만에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것.
그렇게 사소해 보이는 선택들이 쌓여 내일의 후회를 덜어주고, 언젠가 “그래도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았다”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나 역시 몇해전부터 합창단에 함께하고 있다.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모여 화음을 이루는 그 순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요즘은 ‘여성시대’라는 곡을 연습 중인데, 가사와 멜로디에 푹 빠져 노래하는 시간만큼은 세상 모든 근심이 잦아드는 듯하다. 취미가 있다는 것,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우리의 나이 듦이 아쉬움이 아닌 미소로 남기를.
지금 이 순간이 훗날 고맙게 기억되기를.
바래본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미루고 있나요?